아침은 좋았고 하루는 무너졌다

by 사랑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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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좋은 날,

또는 온종일 별로인 날.

꼭 그렇게만 흘러가지는 않습니다.


아침은 편안해도 오후엔 아프기도 하고요.

반대로 무거운 몸을 겨우 일으켰지만,

저녁으로 갈수록

흐름이 좋아지는 날도 있죠.


아침이 좋다고 밤까지 이어질 거라고

기대했다가 실망할 수도 있어요.


"오늘은 망했다."라고 하루를

포기로 시작하지 말아요.


우리의 삶은

그 한 장면이 전부가 아니니까요.

하루에도 몇 번씩 오르락내리락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자만하지도 말고

자포자기도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어떤 일이든 생길 수 있다고

받아들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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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유난히

몸과 마음이 가볍게 시작한 날이었어요.

맑은 물이 졸졸 흘러가며

나를 씻어주는 느낌이었지요.


"뭐든 와라. 다 해내 버린다."


오랜만에 5km를 달렸어요.

자신감 뿜뿜.

어깨가 한라산까지 뻗는 줄 알았네요.


달리기를 마치고

몰려오는 배고픔에 허겁지겁

아침을 참 든든히 먹었지요.


그때부터 속이 좋지 않았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약했던 위장.

천천히 꼭꼭 씹지 않으면

체하거나 속 쓰림을 끌고 와요.

어김없이 신호를 보내는 몸입니다.


요즘 괜찮다고 조금 간과했네요.

더부룩하고 답답하더라고요.

소화를 해내려고 애를 쓰는 내 몸.

에너지가 팍팍 빠져나가는 느낌이었어요.


그걸 견뎌내지 못하고

폭풍 같은 잠이 쏟아졌습니다.

책상에 엎드린 채로 잠들어 버렸어요.

30분 정도 그렇게 있었을까요.

눈을 떴을 땐 배는 조금 나아졌지만

다른 곳에서 비명 소리가 들렸어요.


목, 어깨, 등, 허리, 고관절.

미세하게 신경을 건드리며

약 올리는 것 같았습니다.


와장창.

차곡차곡 쌓아가던

하루의 리듬이 그 자리에서 깨졌습니다.


괜히 짜증이 나를 덮치려 하더군요.

의자가, 책상이, 침대가,

남편이, 아이들이, 내 집이...

점점 범위가 넓어집니다.




아, 여기서

하루를 통째로 판단하려는

예전의 내가 슬쩍 고개를 드는구나.


아침이 좋았다고

끝까지 좋아야 할 이유는 없고,

중간에 흐트러졌다고

오늘이 망한 것도 아닙니다.


그냥

이런 구간을 지나고 있을 뿐이지요.

오늘은 다시 붙잡지 않기로 합니다.


짜증도, 자책도.

아침 하나로

하루를 판단하지 않기로 합니다.


오늘은

늦게 시작해도 되는 하루입니다.

아침이 어긋났다고

하루까지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 이 흐름이

오늘의 전부는 아니니까요.


하루는 아직 충분히 남아 있습니다.

오늘의 여기서부터 이어가면 됩니다.


당신의 편안한 오늘을 응원합니다.




먼지 같은 성공이 쌓여 산이 되는 그날까지

모든 순간을 편안하게 받아들이기.


미라클 모닝 652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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