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를 핑계 삼지 않기로 한 새벽, 보일러 온도를

by 사랑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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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많은 날입니다.

방심하면 머릿속이 불안과 근심 걱정으로

금세 가득 찰 것 같아요.


정말 그럴까요.


어젯밤 10시에 눈을 감고

시간이 얼마 흐르지 않아

꿈속을 헤매다 잠에서 깼어요.

예지몽인가 싶어 괜히 불길하더라고요.

밤새 깨어 있을까 봐 조바심까지 났습니다.


'딸이랑 같이 잘까.

겁이 나서 잠들 수 있을까.'


불면증이 심했을 때

몸이 먼저 기억해 낸 본능이

올라오려 했어요.


고등학생 딸에게 부탁할까 말까

고민하다 다른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 바보 같구나.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인데.

괜히 미신을 끌어와

나를 공황으로 몰아가려 했구나.'


천천히 심호흡을 하고

나만의 주문을 되뇌었어요.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따르르르릉"


알람 소리에 반사적으로 벌떡.

미라클 주니 방에 굿모닝 인사를 남기고

오늘의 새벽 방을 열었습니다.


방 안에 가득 찬 냉기에

몸과 마음이 그대로 굳어버릴 것 같았죠.

다시 침대로.


어젯밤 꿈을 떠올리며

억지로 기억을 끄집어 올리다

다시 초조해지려 했습니다.

무기력까지 슬며시 따라왔고요.


눈을 감았습니다.


잠들지 않아요.

대신 몸이 더 깨어납니다.

마음도 다른 쪽을 보기 시작합니다.


'착각이야.

가짜야.

아직 몰라.

다 해낼 수 있어.

추위에 더 약해지지 마.

어차피 받아들여야 할 일이야.'


이불을 걷고

어깨를 내밀고

발을 차며 일어났습니다.


늘 하던 대로 몸이 알아서 움직입니다.

이불을 정리하고,

양치질을 하고,

물을 마시고.


추위에 더 움츠려 든다면

우선 따뜻해지면 되겠죠.

보일러비 폭탄이고 뭐고

일단 온도 설정을 올렸어요.


아끼는 게 먼저일지,

집 안에서 편안한 하루가 먼저일지

잠시 망설였네요.

저는 따뜻한 오늘을 선택했습니다.


춥다고

허탈한 상황이라고

이불 속에 머물 수는 없으니까요.


아주 작은 선택으로

아주 작은 행동을 하며

나에게 삶의 온기를 불어 넣습니다.


숨을 쉬고,

웃고,

깨어있는 오늘이 열렸습니다.


새로운 하루.

오늘의 삶을 다시 시작합니다.




오늘,

당신은 어떤 선택으로 하루를 열었나요.


불안이 올 때

당신의 몸은 어떤 쪽을 먼저 향하나요.


작은 선택 하나로

당신의 오늘이 따뜻하길 기원합니다.


천천히 하나씩.

당신은 할 수 있으니까요.




먼지 같은 성공이 쌓여 산이 되는 그날까지

나를 향한 믿음 쌓아가기.


미라클 모닝 658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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