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요.
눈을 뜰 때 처음 든 단어에요.
어깨와 등에서 통증이 있어요.
어제저녁부터 증상이 심하더니
오늘까지 좋지 않습니다.
집안에 변고가 있어
며칠을 상갓집에 있었어요.
스트레칭이든 달리기든 못했어요.
어제도 지치다는 핑계를 안고
운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어제는 푹 쉬었는데도
저녁부터 슬슬 느껴지더군요.
해머로 어깨와 등을 두드리는 것 같아요.
오늘은 목과 허리, 고관절까지 번졌어요.
해머가 어깨와 등을 둔탁하게 내려찍고,
목과 허리에서는 바늘로 쿡쿡 찌르고,
고관절은 금이 간 것처럼 쪼개집니다.
잠도 편치 않았습니다.
어젯밤 침대에서 책을 펼치다
졸음이 가득해 자리를 잡고 누웠지요.
그거 아나요?
금방까지는 기절할 듯 졸렸는데
막상 눈을 감으면 잠이 달아나버리는 거.
정신이 말똥말똥.
바람처럼 몰아치는 날선 생각들.
허망, 허무, 씁쓸...
급기야 불길하다, 불길해를 반복했죠.
잠들기 전 습관으로 몇 달 동안 해오던
나만의 마법 주문도 소용없었어요.
어느새 태풍이 되어
나를 뽑아내려 했습니다.
불을 켜고 책을 펼쳤지만
글자가 무엇인지 세상에서 사라진 것
같았어요.
핸드폰을 들고 딴짓을 했죠.
얼마 되지 않아 다시 내려놓았습니다.
이럴 때마다 알잖아요.
더 깨어 있을수록
생각만 날카로워진다는걸.
그 칼날은 나를 베어 피를 내어버린다는걸.
아픔은 몸에서 시작됐는데,
어느새 마음까지 끌어당기고 있었어요.
움직이지 못한 며칠,
버티듯 보낸 시간들이
이제야 몸 위로 올라온 느낌입니다.
억지로 이유를 붙이지 않으려 해요.
운동을 안 해서다,
쉬어서다,
나약해서다.
그런 말로 정리하기엔
이 통증이 너무 구체적이거든요.
오늘의 나는
잘하려는 사람이 아닙니다.
알아차리려는 사람 쪽에 더 가깝습니다.
어디가 아픈지,
얼마나 지쳤는지,
지금은 무엇이 먼저인지.
몸이 이렇게까지 말하고 있네요.
오늘은 답부터 내리지는 않으려고요.
이따 밖으로 나가
새벽 공기를 마셔보려 합니다.
숨을 쉬다 보면 알게 되겠지요.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나를 위해 어떤 선택이 필요한지.
걷게 될지 달리게 될지는
그때 가서 정해도 괜찮겠습니다.
언제나 그 자리의 한라산이어도,
깜깜한 하늘이어도
지금은 이것이면 됩니다
우선은 조금씩 움직여야겠어요.
세상이 건네는 생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서.
먼지 같은 성공이 쌓여 산이 되는 그날까지
나를 믿는다. 난 이미 해냈다.
미라클 모닝 659일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