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나갔다 와야 하나 보다.
늦어진 일출 덕분에
7시에도 아직 하늘이 깨어나지 않았다.
일요일은 세상이 더 늦게 시작한다.
사람들도 이불 속에 머물러 있을 테고
잠옷 바람으로 늑장을 부리고 있겠지.
그 느긋함을 즐기면서.
새벽 4시에 일어나는 내게
7시는 벌써?라고 말하는 시간이다.
집안은 적막 그 자체.
그것을 즐기는 양 눌러 앉아 있었다.
컨디션 저하를 핑계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아무것도 안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뭔가를 확실히 하지도 않았다.
찝찝함.
먹다 걸린 생선의 작은 가시를
빼내지 못한 듯한 느낌.
입안이 꺼끌거리고
몸 어딘가 까슬까슬.
옷의 솔기들이 그윽 그윽 건드리고
온 신경이 애먼 데를 향했다.
안 되겠다.
점퍼를 걸치고
마스크를 쓰고
장갑을 끼고
현관 앞으로 간다.
운동화를 신고
현관문을 열었다.
삐리링.
그 소리가 경쾌했다.
아.
나오라고 부르는 소리였구나.
춥지도 않고 바람도 적당한 날씨.
운동장을 향하는 길에
코 끝을 스치는 빵 굽는 냄새.
아.
그들만의 터전에서 벌써 시작했구나.
허리가 불에 덴 듯 욱신 거리고
아려왔지만 발걸음에 힘을 더 실었다.
팔을 힘차게,
보폭은 넓게,
호흡은 크게,
고개는 앞을 향했다.
늘 기다리는 한라산.
언제나 반겨주는 이곳, 이 공기.
이제 좀 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