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이 따로인 날은 많습니다.
마음은 일어나자 하는데
몸은 이불 속으로 더 파고 들어가요.
들은 척도 하지 않죠.
반대로 마음은 쉬자 하는데
몸은 스스로 일어나 시작을 하고요.
오늘의 저는 어떨까요?
마음은 아무런 생각이 없어요.
멍합니다.
몸은 자동화 기계처럼 저절로 작동하네요.
마음이 무슨 생각을 하던지 말던지.
알람 소리에 동작 스위치가 on.
문제는 몸 안에서 제각각이에요.
눈은 자꾸 감기는데 몸은 일어났어요.
손은 기운이 없어서 오타가 자꾸 나는데
발은 어느새 화장실, 부엌, 거실로.
아직 오늘 무슨 글을 써야 할지
떠오르지 않았어요.
엉덩이는 이미 책상 앞 의자에 앉았네요.
지금도 눈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해요.
손에는 힘이 생겼는지, 타타타.
어떤 글이든 일단 기록하는군요.
몸과 마음도 각각 다르고요.
몸을 이루는 녀석들도
각자 따로따로 반응합니다.
하하. 이럴 수도 있군요.
이번주는 틈 없이 바빴어요.
코칭과 독서 챌린지로 4번의 줌 미팅.
어제는 집 안에서 가장 큰 제사를 치룬 날.
오늘이 되니 과부하.
그리하여 몸도 마음도 지들 맘대로.
주인이 뭐라고 말을 하던지 말던지.
울어야 하나, 웃어야 하나.
아쉬워 해야 하나, 좋아해야 하나 싶네요.
그래도 웃게 되고 좋은 건요.
일단은 한다는 겁니다.
664일차의 새벽을 맞이하는 오늘.
새벽은 이미 일상이 된지 오래에요.
이 시간의 루틴은
순서랄 것도 없이 이뤄집니다.
루틴의 최적화를 위해
애쓰던 날들이 있었어요.
시간을 계산하고 범위를 나눴지요.
몸과 마음 상태를 살피며
거부감 없이 흘러갈 수 있도록
조심스럽게 맞추곤 했습니다.
이 새벽이 더 선명하게 느껴집니다.
마음이 멍해도,
몸이 제각각 반응해도,
그래도 나는 이 자리에 앉아 있어요.
생각해서 온 게 아니라
결심해서 온 것도 아니라
그냥 그렇게 되어버린 자리.
이게 반복이 만든 힘이겠지요.
애써 끌어당기지 않아도
밀어붙이지 않아도
몸이 먼저 길을 기억하고
하루의 시작을 데려옵니다.
664일 동안 쌓인 건
의지나 다짐이 아니라
이 시간에 앉아 있는 감각,
손이 먼저 움직이는 습관,
눈이 감겨도 글을 쓰는 몸의 기억입니다.
오늘은
잘하고 있다는 느낌이 없어도 좋습니다.
반복은 눈처럼 소복히 쌓여
어느새 깊어지니까요.
오늘의 새벽은 대단하지 않지만,
이미 말없이 작동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반복은 무엇인가요?
잘하려 애쓰지 않아도
이미 몸이 기억하고 있는 것 말이에요
당신의 반복.
그것이 쌓이는 오늘을 응원합니다.
먼지 같은 성공이 쌓여 산이 되는 그날까지
매일 쌓아가기.
미라클 모닝 664일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