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시간을 살았는데, 왜 체감은 이렇게 다를까

by 사랑주니


"시간 참 빨리 간다."


지난 연말에 한 해를 돌아보며

반성하고 "1월엔..." 하며 다짐을 한 게

있었을 거예요.


열흘이 지났습니다.

어떤가요.


벌써 열흘 같나요,

아직 스무 날이 남은 것 같나요.


연말에 한 해를 돌아볼 때도 그랬을 테고

지금 1월에도 마찬가지 일 겁니다.


같은 시간을 지나왔는데도

어떤 사람은 손에 남은 것이 많고,

어떤 사람은 무엇을 했는지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


모두가 같은 속도로

한 해를 지나온 것 같지는 않습니다.

시간은 모두에게 똑같이 흘렀을 텐데,

왜 이렇게 다르게 느껴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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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쏟아 살아온 사람은

그 시간 안에 무엇인가를

계속 쌓아왔기에 되돌아보면

결과물이 남아 있을 테죠.


같은 시간을 지나고도

"많이 했다."라는 감각을 가지게 되지요.


반대로 특별히 의도하지 않고

시간을 흘려보낸 사람은

남아 있는 것이 적을 겁니다.


그러다 보니

같은 시간을 더 빠르게 소비한 것처럼

느껴지고, 다른 사람의 성취가

마치 엄청난 속도로

이루어진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시간이 빠르거나 느린 게 아니라,

시간을 대하는 태도가

체감을 다르게 만드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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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현듯 생각해 보면,

저도 그 두 쪽을 다 살아왔습니다.


회사에 다닐 때는

회사에서는 무척 열심히 살았고,

집에서는 게으른 사람이었어요.


지금은 반대에 가까워요.

컴퓨터 앞에서는 누구보다 성실한데,

그 밖의 시간은

의도적으로 느슨해지려고 하지요.


이상하게도 예전보다 훨씬 바쁩니다.

아마도 지금은 시간을 흘려보내지 않고

붙잡고 살고 있어서겠지요.


시간에 대해서는 늘 숙제처럼 남아 있어요.

시간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어떻게 해야 진짜 내 것으로 만들지,

어떻게 주무르고,

어떻게 유연하게 다룰 수 있을지.


가끔은 영화처럼 상상을 하기도 해요.

시간을 멈출 수 있다면,

되감을 수 있다면,

조금 더 느리게 흘러가게 할 수 있다면.


현실에서 할 수 있는 건

지금 주어진 시간을

어떤 태도로 쓰느냐뿐이라는 것도 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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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쓰며

다시 한번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열심히만 살 필요는 없지만,

무의식적으로 흘려보내지는 말자고요.

바쁘게만 살 필요도 없지만,

아무 생각 없이 지나가게 두지도 말자고요.


오늘은 시간을 붙잡고 애쓰는 대신,

게으름과 함께 놀아보려 합니다.


의도적으로 느리게,

의식적으로 선택하면서.


그렇게 보내는 하루도

분명 나의 시간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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