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갔다 오기는 했다.
잠깐.
오늘은 정말이지 날리는 줄 알았다.
바람이 어제보다 더 거세다.
제주에 살지만
이렇게 강풍이 부는 날은 나도 어렵다.
눈이 살짝 내렸고 몇 군데 땅이 얼었다.
조금 뛰다가 집으로 빨리 들어왔다.
덕분에.
그래도 나갔다 올 수 있음에 감사!
이런 날에도 나가는 건 좋아서.
나갔다 오면 코에 들어오는 바람이 좋아서.
더욱 커지는 마음은
예전처럼 쉽게 무너지지 않을 거라는 거다.
피로가 문제가 되어
기력이 약해질 수는 있으나
면역력이 떨어져 염증 수치가 높다는 말을
다시 듣지는 않을 거라는 믿음이 있다.
몇 년 전,
건강검진 피검사 결과 암 수치가 높아서
재검을 받은 적이 있다.
그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이미 암에 걸리 사람처럼
두려움에 잠긴 날들을
다시는 보내고 싶지 않다.
내 삶이
오늘 하루가 귀하고 감사하다.
건강하고 생기 있는 날을 보내고 싶다.
예전 같았으면
이 정도 컨디션이면
'오늘은 쉬자.'라는 말로
하루를 통째로 접었을지도 모른다.
지금은 다르다.
끝까지 하지 않아도,
제대로 하지 않아도,
몸을 한 번 움직였다는 사실을
나는 중요하게 여긴다.
아프기 전에는
건강을 당연하게 여겼고,
아파본 뒤에는
하루하루를 더 조심히 대하게 되었다.
지금의 선택은
운동이라기보다
내 삶에 대한 태도에 가깝다.
오늘도 잠깐이어도
나는 나를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