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오늘은 나가기 싫었어.
바람도 불지 않았고,
기온도 어제 보다 올랐는데
괜히 귀찮았어.
따뜻한 방 안에 머물고 싶더라.
감기 기운 있어.
몸이 무거워.
핑계가 올라왔어.
그럼 어째,
운동복으로 이미 갈아 입었는데 나갔지.
조금 늦게 나간 덕분에 맑은 하늘.
오랜만에 아침의 한라산을 봤네.
감동이었어.
언제나 그 자리에서 반겨주는 한라산
흐린 날인든 맑은 날이든
나를 덮어주는 하늘이 있더라고.
늦게 움직였다고
아무것도 못 보는 건 아니고,
천천히 간다고 해서
남는 게 없는 것도 아니더라.
걷다 보니 어느 순간 뛰었어
어깨와 등은 쑤시는데
다리는 괜찮더라.
기운이 없다고 느낀 건 기분 탓이었을까.
아무렴 어때.
오늘은 뛰었고,
땀이 났고 상쾌했으면 됐지.
루틴에는 했다 안 했다가 있을 뿐.
매일 같은 속도로 앞만 보고 달리면
꼭 넘어지는 날이 오더라.
멈칫도 하고
늑장도 부려보고
내일 상태 좋으면 날아다닐 지도 모르지.
오늘은 오늘대로.
내일은 내일대로.
편안하게 해보자.
의욕 없는 날에도
오늘을 대하는 내 마음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