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자마자 글을 쓰는 사람이 됐습니다

by 사랑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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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졸음이 오래 버텼나 봐요.

물만 마셨을 뿐인데 벌써 30분 지났어요.

오늘의 첫 번째 글쓰기를 시작합니다.


키보드에 올라가 손이

오늘은 어떤 마음을 끄집어 낼지

사뭇 궁금합니다.


사실 '어떤 글을 써야지.' 하고

결정한 건 없어요.

새벽 루틴에서 지금 글을 쓰기로 정했기에

일단 노트북을 열고

일단 시작하는 겁니다.


그럼에도 글이 나오냐고요?


새벽에 일어나 바로 책상에 앉으면

멍하고 아무 생각 없는 날이 많았어요.


그럴 때면

블로그에 들어가 이웃님들의 글을 보거나

책을 펼치며 생각이 나타나기를 기다렸죠.


20~30분 만에 글감이 떠오른 날도 있고요.

어떤 날은 1시간이 지나서야

겨우 하나를 건져내기도 했어요.


글을 못 쓴다기보다는

하루의 첫 자리를

자꾸 놓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여름이 되면서 해가 빨리 뜨고,

달리기하러 나가는 시간도

자연스럽게 앞당겨졌어요.


몸은 먼저 움직이는데

글은 늘 그다음이었죠.

달리기를 마치고 돌아와

글을 쓰려 하면

이미 하루가 조금은 흘러가 있더군요.


그때 알겠더라고요.

글의 문제가 아니라

순서의 문제였다는 걸요.




루틴을 바꿨어요.

일어나면 아무것도 하기 전에

글부터 쓰기로요.


처음 며칠은 멍.

졸음을 억지로 떼어냈죠.

떠오르지 않는 글감을 건져내려

휘젓는 날이 많았어요.


'그래도 하다 보면 되겠지.'

'하다 안 되면 루틴을 다시 바꾸자.'


조금 답답함은 있었지만

반복의 힘을 믿으며 시간을 맞추려 했지요.


한 달이었는지, 두 달이었는지

그건 모르겠어요.

어느 날, 어느 순간부터

멍한 상태에서도 글이 나왔어요.


가끔은 맥락에 맞지 않는 글이 나와

퇴고를 하며 다 덜어내느라

글쓰기 시간이 늘어지기도 했지만요.


겨울엔 7시 넘어야 해가 떠올라요.

글을 다시 늦게 발행해도 됩니다.

그래도 글을 먼저 내어놓습니다.


이젠 습관이 되었어요.

일어나자마자 글이 나와야 편하더군요.

오늘의 첫 숙제를 끝냈으니까요.


오늘도

눈 뜨자마자 물 한 컵 마시고

노트북을 열었습니다.


잘 쓰이길 바라기보다

그냥 이 자리에 앉는 걸로

오늘을 시작하려고요.


이렇게 하루의 첫 순서를 바꿔두니

생각보다 삶이 덜 밀리더군요.


이웃님들은

하루를 어떤 순서로 시작하고 있나요?


당신의 편안한 글쓰기를 응원합니다.




먼지 같은 성공이 쌓여 산이 되는 그날까지

진심을 쌓아가기.


미라클 모닝 667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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