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마조마하다, 박경리 토지 완독 챌린지 12일차

by 사랑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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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존엄하다는 것을 용이 놈은 잘 알고 있지요. 그놈이 글을 배웠더라면 시인이 되었을 게고 말을 타고 창을 들었으면 앞장섰을 게고 부모 묘소에 벌초할 때마다 머리카락에까지 울음이 맺히고 여인을 보석으로 생각하는, 그렇지요, 복 많은 이 땅의 농부요.”


<박경리 토지. 2편 5장 풋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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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에 공통점을 가진 문명제국(文明帝國)의 용감한 선발대들이 조선 땅에 상륙한 이후, 쏙밭이 되어가는 정치적 풍토에서 칼 쓰고 장죽(長竹) 들고 팔자걸음을 걷는 인종들의 면면을 바라보며 선진국들이 침략의 꿈을 키우는 동안 역관이라는 직위의 시대가 오른 것만은 부인할 수 없다. 우선 침략의 전초작업으로 이권을 섭렵하는데 그네들의 입노릇을 하는 역관은 금전으로 매수할 만한 존재가치가 있었고 겨우 명맥만은 잇고 있는 왕권을 괴뢰로 삼아 권좌에 오르고자 하는 무리들이 그것을 사로잡기 위해 튼튼한 덕이 되어줄 외세를 등에 업는 데도 여러 가지 편리한 중개업자, 그 비슷한 존재가 또한 역관이다.


<박경리 토지. 5장 풋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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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포수의 마음이 차츰차츰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귀녀의 눈웃음을 보았을 때처럼 이따금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며 까닭 없이 심란해지기도 하고 공연히 즐거워서 혼자서 빙싯빙싯 웃기도 했다.

‘노망이다, 노망. 인가(人家)에서 오래 사니께 노망들었구마.’

강포수는 최참판댁 행랑에 붙어 있는 일이 많아졌다. 텁석부리 사십이 다 된 산사나이에게 철 늦은 병이 찾아온 것이다.


<박경리 토지. 2편 6장 음양의 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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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토지 1권 완독.

2권째가 열렸다.


시간이 이렇게 빨리 갈 줄이야.

언제 다 읽지? 라는 생각은 더 이상 없다.


당장 펼치고 싶다는 생각 뿐이다.

읽을 수록 더 읽고 싶은 책.

어렵지만 더 어려워도 괜찮은 책이다


벌써부터 두근거린다.


용이와 월선이 그리고 강청댁.

강포수와 귀녀.

조준구과 평산.

그들이 튀어나와 나에게 말을 걸고 있다.


역사를 알아 토지가 재미있는건지

이 책 덕분에 그 시대를 더 알게 되는 건지



2편의 제목이 추적과 음모.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간과하고 지나쳤던 시대의 이야기들.

일본 침략의 서두,

아픔의 서막이다.


그 안에서

그들은 삶을 어떻게 살아냈을까.


태풍이 오기 전 고요.

오가는 마음들.

누구에게는 시작이고

누구에게는 끝이었을 시간.


그것조차

감사한 시절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조마조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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