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주니 :
엥? 뭐야?
근데 뭘 매일 본다는거야?
우리 바다 다녀온지 몇 달 됐어.
바다 보러 가자고 말하면
어제도 본것처럼,
늘 다음에..
왜 이러는거야?
아이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제주에 사니까요."
사람들은 제주에 사는 나를 부러워한다.
나는 바다도, 산도 자주 가지 않는다.
한라산은 20대에 겨우 한 번,
30년 만에 작년에 다시 올랐다.
아이들이 다 컸다고
여름마다 바다에 가는 것도 아니고,
제주 바다가 딱히 보고 싶지도 않다.
요즘은
알고는 있지만, 자주 잊고 사는 것들을
자꾸 떠올리게 된다.
분명 소중하다는 걸 아는데,
매번 깨닫는 순간은 꼭 잃을 것 같을 때다.
당연해서
굳이 들여다보지 않았던 것들.
몸도, 마음도, 관계도 그 안에 있었다.
당연해서 익숙해지는 건
꼭 몸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나를 이루는 거의 모든 것들이
그렇게 되어 가더라.
감기를 심하게 앓아보면 안다.
아이가 아파 밤새 뒤척이는 날에도 안다.
내가 소중하고, 가족이 소중하고,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잠시라도 잃을 것 같은 순간이 오면
그제야 또렷해진다.
그런데 그 감각은 오래 가지 않는다.
일상은 금세 우리를 익숙하게 만들고,
당연하게 만들어 버린다.
제주에 살면서 바다와 산이
귀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처럼.
현인들은
늘 당연하고 쉬운 말을 한다.
감사하라.
이 찰나에 머물라.
오늘을 살라.
지금만 있을 뿐이다.
말은 다 달라도 결국 한 소리다.
수백 년, 수천 년 동안
같은 말이 반복된다는 건
인간이 그만큼
쉽게 잊는 존재라는 뜻일 것이다.
일상이라는 이름의 시간 속에는
우리를 무디게 만드는
야속함이 곳곳에 숨어 있다.
그 쉬운 말들이 늘 가장 어렵다.
매일 글을 쓰는 우리도 마찬가지다.
찰나를 놓치지 않겠다고 말하고,
감사하겠다고 다짐하고,
그 마음을 글로 남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흐려진다는 걸
우리는 스스로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아마 더 매일 글을 써야 하나 보다.
같은 말인데도
이웃님의 글을 읽다 다시 알아차리고,
또 같은 말인데도
무심코 내가 쓴 문장에서
다시 깨닫게 되니까.
오늘도 새삼스럽게
또 한 번 알아차린다.
나는 여전히
순간순간을 놓치며 살고 있다는 걸.
오늘은
조금만 더 마음을 내어보려 한다.
고전이나 옛 현인들의 이야기를 보면
대부분 이런 말들이다.
너무나 당연한 것,
상식적인 것,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이야기들.
그런데도 그 말들이
계속 이어져 오는 건
사람들이 그 당연한 모습으로
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쉽지만 쉽지 않다.
그래서 더
돌아보고,
점검하고,
생각하고,
성찰해야 한다.
묵상의 시간을 갖고,
의식적으로 당연한 행동을 선택해야 한다.
그렇게 노력해도 늘 잘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더 방심하지 않으려 한다.
꾸준히, 다시 알아차리기 위해서.
당연해서 잊히는 것들을
오늘은 조금 더 귀하게 바라보며.
이 하루를 다시 한 번
살아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