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트러진 마음은 밖에서 돌아온다

by 사랑주니


산만하다.

책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뭘 했는지도 모르게 흘러가버린 시간.


손은 분명 분주했고,

눈도 이리저리 왔다 갔다 했는데

어디에 머물렀던 걸까.


마음은 어느 곳에 내리지 못했다.

허공에 떠 있는 채로

빙글빙글 돌기만 했다.



이럴 땐

다른 걸 더 하려고 시도해 봐야 소용없다.

내가 그런 상태였다는 걸 알아차리면

다른 곳으로 향하면 된다.

점퍼를 꺼내들고 나갔다.


오늘은 제법 올라 간 기온.

얼굴에 닿는 바람이 차갑지 않다.

시원하다.


아, 이래서 새벽 운동하러 나가는 거다.

코로, 눈으로, 귀로 새벽이 들어온다.





900%EF%BC%BF2026%EF%BC%8D02%EF%BC%8D04T05%EF%BC%BF52%EF%BC%BF15.091.jpg?type=w1


900%EF%BC%BF2026%EF%BC%8D02%EF%BC%8D04T05%EF%BC%BF52%EF%BC%BF06.295.jpg?type=w1




밤이 어두울지

새벽이 더 까만지는 모르겠다.

가로등 불빛은 흩트려질 뿐

주변을 살려주지는 못한다.


그럴수록 내 안으로 들어간다.

내가 어디에 있는지

나를 보고 있는지

세상을 보는지도

분명하지 않다.


달리다 무릎에서 끅 소리에 멈췄다.

어깨도 끙끙 거린다.

내게서 들리는 신호를 듣는다.

이젠 잘 들으려 한다.


멈췄다.

걸었다.



늘 나오는 어르신 두 분.

계절 상관없이 언제나 같은 시간.

함께 나아가는 우리.


난 혼자가 아니다.

내게는 내가 있고, 그들이 있다.

나를 감싸는 세상이 있다.


다시 나로 돌아온다.

됐다.


무리했다고 말해 준 무릎에게 감사.

눈 뜰 때부터 조여오는 어깨에게 감사.


오늘은 잠시 틈을 주기로.



이미 하루 일정이 꽉 찬 날이다.

벌써부터 서두르지 말자.


조급해 한다고

더 할 수 있는 것도 아닐 터이니.





작가의 이전글채찍을 내려놓은 새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