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을 사는 건 다르더라, 내가 지금에 없었다

by 사랑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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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일어나서 가장 먼저 무엇을 했나요?

어떤 생각으로 그것을 했을까요?



오늘이 열렸어요.

알람이 말해주는 다정한 소리.

멈칫도 없이 벌떡 일어납니다.


미라클 주니 방에 굿모닝 인사를 해요.

오늘은 아주 잠깐 블로그에 다녀왔어요.


침대에 걸친 엉덩이가

어깨까지 끌어당길까봐 다시 벌떡.

얼른 일어나 부엌으로 나가 물을 마셨죠.

베란다로 나가 앞동의 불 켜진 집을 봐요.


방으로 들어와 명상과 스트레칭을 합니다.

명상을 하면서 몸에게도 인사하고요.

스트레칭을 시작했지요.


고관절을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다리를 들어 올려서 앞으로 잡아 당기고.


'스트레칭 끝나면 글을 써아 하는데

오늘은 어떤 문장으로 시작할까?'

'글쓰기가 끝나면... 오늘은 좀 더 집중을...'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던 생각들이

터진 구멍을 향해 돌진합니다.


다음 계획을 정리하는 것이니까요.

다른 생각은 아니었으니까요.


이상해요.

스트레칭을 계속 하기는 하는데

아까 했던 동작이 기억 나지 않고

다음에 할 동작을 했나? 안했나?

갑자기 헷갈렸어요.


무슨 일일까요.






처음 스트레칭을 할 때는

차례에 따라 관심을 두었지요.


팔을 뻗을 때는 손과 팔과 옆구리에,

목을 돌리면서는 목과 어깨와 머리에.

어느 부위를 자극하고

자세를 어떻게 해야하는지요.


그 순간의 마음은 그 동작에 집중이었죠.

오늘은 익숙해졌다고 딴 생각을 합니다.


새벽 방을 열때는 '얼른 움직이자.'를

물을 마시면서는 '베란다로 가야지.'를

스트레칭에서는 '글쓰기는 뭐로 하지.'였죠.


그 순간에 있지 않고

자꾸 다음으로 넘어 가더군요.






'지금을 살아라.'

'우리에게는 이 순간이 가장 소중하다.'


자주 듣는 말입니다.

그렇게 하고 있다고 믿고 있었어요.


정말 그랬을까요.


시간을 관리한다고

루틴의 순서를 체크한다고

마음은 다음에 미리 가 있습니다.


지금에 머물러 있지 않았구나.

나를 조금 다시 불러옵니다.


다리를 당길 때는

다리가 당겨지는 감각에만 머물고,

숨을 들이쉴 때는

공기가 폐로 들어오는 것만

느끼기로 합니다.


다음 계획은

지금이 끝난 뒤에 와도 늦지 않으니까요.


루틴을 지키는 게

항상 '지금에 머문다.'는 뜻은 아니라는 걸

오늘 새벽에야 알았습니다.


순서를 외우는 것과

순간을 사는 건 다른 일이더군요.


다시, 한 동작으로 돌아옵니다.

한 숨으로 돌아옵니다.


지금 이 몸,

지금 이 시간.

이 찰나에 내 마음을 전합니다.


오늘 아침은

그걸 놓치지 않기로 합니다.






무언가를 하면서

이미 다음을 생각하고 있었다면

잠깐만 멈춰보세요.


지금 손에 닿는 감각 하나,

숨 한 번, 동작 하나에만

잠시 머물러 봐도 좋겠습니다.


오늘의 아침은

그걸로도 이미 시작된 거니까요.


당신의 편안한 오늘을 응원합니다.




먼지 같은 성공이 쌓여 산이 되는 그날까지

지금 이 순간에 머물기.

미라클 모닝 697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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