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머닝, 오널도, 일으마자. 오타 투성이 새벽

by 사랑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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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오늘 무슨 차이가 있을까요.

어제 새벽은 개운했고

오늘 지금은 무거워요.

손이 올라가지 않았고

눈이 뜰 수가 없었어요.

어떻게 불을 켜고

미라클 주니 방에 굿모닝 인사를 남겼는지

기억나지 않아요.

말 그래도 비몽사몽.

손은 움직이고

머리는 잠 속에 머물러 있었어요.

자꾸 오타가 나더라고요.

굿머닝, 오널도, 일으마자.


주토피아의 나무늘보를 아시나요.

마치 내가 그 녀석이 된 것처럼

아주 느릿느릿 움직이기로 했죠.

왼쪽 발을 들어 올리고

무릎을 세우고 왼쪽으로 조금씩 이동

허벅지와 엉덩이도 천천히 일으키기.

오른 다리도 마찬가지로.

이제 발 하나 떼기.

눈은 떴는지 감았는지도 모르는 채로

스르르 스르르 화장실로 향해.

방문의 손 잡이에서 훌렁훌렁.

손에 힘이 없어요.

그렇게 겨우 물을 마시고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책상 앞에 앉았어요.

명상도 아직,

스트레칭도 아직.

몸은 여전히 나무늘보였습니다.



그런데요.

노트북을 열고

손이 키보드 위에 올라가는 순간.

또각. 또각.

마우스 소리가 먼저 깨어났고

타타타.

손끝이 갑자기 빨라졌습니다.

어?

조금 전까지

눈도 제대로 못 뜨던 사람이

맞나 싶었죠.

역시, 나는 글을 쓰면 깨어납니다.


주토피아의 나무늘보가

운전대를 잡는 순간

세상 누구보다 빠르게 질주하듯.

느림은

능력이 없는 게 아니었습니다.

속도가 없는 것도 아니었고요.

워밍업이 길었을 뿐이더군요.

몸이 깨어나는 속도와

마음이 깨어나는 속도가

다를 뿐이었습니다.




오늘 나는

몸은 나무늘보였고

손끝은 레이서였습니다.

그리고 알게 됩니다.

'지금 느리다고 오늘이 망한 건 아니구나.'

오타가 몇 개 나도

오늘이 취소되지는 않더군요.

억지로 빨라질 필요도 없고,

느리다고 자책할 이유도 없어요.

리듬이 다를 뿐.

어제는 개운했고

오늘은 무거웠지만

그래도 책상 앞에 앉아 있습니다.

이것이면

이미 시작한 하루 아닐까요.

굿머닝, 오널도, 일으마자...

그래도 새벽은

내 편으로 시작합니다.

오늘도 어제 처럼 새벽 루틴 이어갑니다.

마치면 명절 차례 음식을 준비할거에요.

틈틈이 글도 올릴게요.



오늘 당신은

어떤 속도로 깨어나고 있나요.

느려도 좋습니다.

멈추지만 않았다면,

이미 우리는 잘 가고 있으니까요.




먼지 같은 성공이 쌓여 산이 되는 그날까지

모든 순간을 즐기기.

미라클 모닝 693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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