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0 vs 새벽 4시
매일 같은 밤이었어요.
그렇지만 새벽은 다르더군요.
어떤 날은 날아갈 듯 개운하고요.
어떤 날은 좀 뻐근한가? 싶고요.
마치 내가 시시포스가 된 듯
바위를 굴리는 형벌을 짊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습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잠들고
마찬가지로 새벽 4시에 일어나는 것도
변함없습니다.
무슨 차이일까요.
새벽 컨디션에 따라
루틴의 밀도가 달라졌어요.
한 마디로 저절로 굴러가는 날과
어렵게 해야 하는 날이 있는 거죠.
눈을 뜰 때부터
깨달음의 방울들이 퐁퐁 튀어 오르면
그 자체로 경이롭습니다.
그런 날을 더 만나고 싶었어요.
나를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질문을 반복했습니다.
무엇이 문제일까.
대체 무슨 차이길래 이럴까.
원인을 찾아 거슬러 올라갔어요.
다시 밤을 점검하기 시작했습니다.
밤의 루틴도 매일 달랐습니다.
집안일, 가족 간의 대화,
외부 일정, 마무리 안 된 일들.
그리고 웹툰에 빠져드는 순간까지.
밤은 혼자가 아니었어요.
침대에 눕는 시간이 달랐고요.
눈을 감는 시간의 미세한 차이에 따라
새벽에 영향을 미치더군요.
저녁에 잠깐 졸았느냐,
9시 50분에 눈을 감았느냐
10시를 훌쩍 넘겼느냐.
그 작은 차이들이
새벽을 바꾸고 있었습니다.
몸은 침대로 갔지만
마음은 아직 하루를 붙들고 있기도 했고요.
끝내지 못한 생각,
정리되지 않은 감정,
'잠깐만' 하고 열어본 휴대폰 화면.
눈은 감았는데 뇌는 여전히 회의 중이었죠.
그 차이였습니다.
일찍 잠든 날과
잘 잠든 날은 다르더군요.
같은 10시 취침이어도
어떤 날은 몸까지 눕고,
어떤 날은 몸만 눕고
마음은 남아 있었습니다.
새벽의 밀도는
밤의 정리 정도와 비례했습니다.
밤을 마무리하지 않으면
새벽이 나를 밀어 올려야 했고,
밤을 비워두면
새벽이 나를 자연스럽게 들어 올렸습니다.
새벽은
아침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밤의 태도가
아침의 컨디션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새벽을 바꾸려 애쓰기보다
밤을 정리합니다.
휴대폰을 덮고,
생각을 적어 내려놓고,
마음을 먼저 눕힙니다.
그래야 새벽이 가벼워집니다.
같은 밤이어도
정리된 밤은 다른 새벽을 만듭니다.
내일의 새벽을 바꾸고 싶다면
오늘 밤을 가볍게 두는 일부터.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