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마지막 날 밤.
이제 슬슬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하는 시간이다.
내일부터 다시 일상이다.
흐트러진 리듬을 조금씩 되찾아야 할 때.
연휴 동안 잘 쉬었다면
그걸로 이번 연휴는 제 몫을 다한 거다.
쉴 때는 제대로 쉬는 것도 용기다.
아무것도 안 하는 선택도 필요하다.
그런 나를 게으르다고 여기지 말자.
그 와중에
아주 약하게라도 흐름을 이어왔다면
그것도 참 잘한 일이다.
이번 설엔 조금 피곤했다.
집에서 차례 음식 준비를 하느라
손이 많이 갔다.
설 당일엔 다 싸 들고 시댁으로 향했고
친척분들이 늦게 도착해
기다리느라 지치기도 했다.
오늘은 그냥 늘어졌다.
낮잠도 자고, 책도 오래 붙들었다.
아이들에게 영화 보러 가자고 했더니
"그것도 귀찮아."
고등학생과 대학생은
밖에 나서는 걸 부지런 떠는 일이라 여긴다.
그래, 각자 쉬는 방식이 다르겠지.
각자의 공간에서
각자의 휴식을 즐겼다.
저녁이 되니
가만히 있으면 더 무기력 속으로
스르르 빠질 것 같았다.
휴대폰을 들었고
웹툰 몇 편에 한 시간이 사라졌다.
"엄마, 배고파요."
아이의 한마디에 정신이 돌아왔다.
저녁을 준비하면서 문득 알았다.
이대로 흘려보내면
내일이 더 무거워지겠구나.
웹툰을 삭제했다.
글을 쓰고 있다.
거창하게 리셋하는 건 아니다.
오늘부터 흐트러짐 없이 살겠다
그런 다짐도 아니다.
지금 이 밤에
다시 일상 쪽으로 한 발 옮겨 놓는 것.
연휴는 끝나가지만
리듬은 갑자기 돌아오지 않는다.
조금씩 불러와야 한다.
지금 글을 쓰는 이 선택이
내일의 새벽을 조금 덜 무겁게 만들 거다.
흐트러졌던 시간도 나였고,
지금 다시 책상에 앉은 사람도 나다.
잠시 느슨해졌을 뿐이었다.
흐트러졌다면 다시 고르면 된다.
설 연휴의 마지막 밤,
다시 리듬을 찾는 중이다.
아무 일도 없던 사람처럼
돌아가려는 게 아니다.
흔들렸던 나까지 데리고
다시 걸어가는 중이다.
흐트러졌다면 다시 고르면 되고,
늦었다 싶으면 지금부터 하면 된다.
리듬은 잃어버리는 게 아니다.
다시 불러오면 된다.
연휴가 끝나는 밤,
나를 다그치지 않는다.
대신, 다시 선택한다.
그리고 그 선택을 내일도 이어갈 것이다.
작은 선택 하나가
다시 나를 일상으로 데려간다는 걸 알기에.
내일은 아마도 조금 덜 무거울 테니까.
오늘 밤,
휴대폰을 조금 일찍 내려놓고
내일 입을 옷을 미리 꺼내두자.
10분만 책상 앞에 앉아
내일 할 일 한 줄만 적어두자.
그 정도면 다시 흐름에 손을 얹은 거다.
리듬은 그렇게,
아주 작게 다시 시작된다.
당신은 지금
어떤 선택으로 내일을 준비하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