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 58분에 하루를 연다
알죠.
글을 쓰는 우리는
매일이 같은 날이 아니라는걸요.
새벽 3시 58분.
알람 소리에 벌떡.
언제나 같은 시간을 찍고
미라클 주니 방에 굿모닝 인사를 해요.
그리고 루틴을 하며 오늘을 시작합니다.
겉으로 보면 늘 같은 하루 같지요.
안을 들여다보면 전혀 다릅니다.
펼쳐진 책 페이지가 다르고,
몸의 온도도 다르고,
마음의 결도 다릅니다.
같은 시간, 같은 행동인데
왜 어떤 날은 스르르 되고
어떤 날은 유난히 버거울까요.
오늘은 멈칫하는 것이 없었어요.
알람에 일어나는 것도
미라클 주니 방 굿모닝 남기기도
이불을 정리하고 물을 마시고
스트레칭까지 이어지는 동작이
마치 물 흐르듯 흘러갔습니다.
중간에 이웃님 글을 보느라
잠깐 끊겼다가 다시 이어졌지만
그마저도 부드러웠어요.
이런 날은 자신감이 올라옵니다.
내가 하루를 끌고 간다는 느낌이
분명해지죠.
늘 이렇지는 않지요.
어떤 날은
같은 알람인데도 천근만근이고,
같은 스트레칭인데도 뻣뻣하고,
같은 글쓰기인데도 한 줄이 나오지 않아요.
예전에는
왜 이렇게 다를까를 파고들었어요.
뭐가 잘못된 건가,
어젯밤이 문제였나,
내 의지가 약해졌나.
이제는 조금 다르게 봅니다.
루틴은 고정되어 있어도
내 몸과 마음은 매일 다르다는 걸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밀도는 달라도 됩니다.
어떤 날은 깊고,
어떤 날은 얕고,
어떤 날은 짧아도 좋습니다.
오늘이 100이라면
내일은 60일 수도 있고
모레는 120일 수도 있겠지요.
중요한 건
같은 틀 안에서
그날의 상태에 맞게 움직이는 것.
밀도를 억지로 끌어올리지 않는 것.
잘 되는 날은 감사히 쓰고,
버거운 날은 줄여서라도 이어가는 것.
그게 유연함이고,
그게 오래가는 방법이라는 걸
배우는 중입니다.
같은 루틴,
다른 밀도.
억지로 같은 세기를
유지하지 않아도 됩니다.
오늘의 체온에 맞춰 조절하는 게
오히려 오래갑니다.
루틴은 나를 시험하는 장치가 아닌
나를 살피는 틀이니까요.
어떤 날은 깊게,
어떤 날은 얕게.
그래도 그 자리에 서 있었다면
이미 흐름 안에 있는 겁니다.
오늘의 나를 외면하지 않고
그 상태 그대로 움직였다면
그 하루는 조율된 하루입니다.
밀도는 달라도
방향이 같다면
그걸로 나는 제대로 가고 있는 겁니다.
오늘 당신의 루틴은
어떤 밀도로 흐르고 있나요?
억지로 끌어올리고 있지는 않나요?
지금의 체온에 맞추고 있나요?
오늘은 100이 아니어도 됩니다.
60이어도 괜찮고, 40이어도 돼요.
오늘 루틴이 무거웠다면
하나를 줄이고 이어가 보세요.
그럼 오늘도 잘 살아낸 겁니다.
속도보다 중요한 건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입니다.
먼지 같은 성공이 쌓여 산이 되는 그날까지
모든 순간, 나로 살아가기.
미라클 모닝 696일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