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주니, 미라클 모닝
잠을 깊게 못 잔 날은
새벽 글을 올리고 나면 졸음이 찾아온다.
어제의 실수들이
오늘 아침을 더 무겁게 만든다.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커진다.
엉덩이는 의자에 찰싹 붙고
고개는 침대로 향하려 한다.
어깨도 자꾸 가만히 있자고 누른다.
토지가 재미있다고
페이지를 더 넘기자고 한다.
여기저기 핑계들이 도사린다.
꾸물이 녀석들이 팔짱을 낀다.
"오늘은 쉬자."
"그래도 가자."
이겨내자.
오늘도 나가자.
침대를 이겨내자.
꾸물이를 발로 차고 운동화를 신자.
문을 열었다.
차가운데, 시원하다.
슬며시 뺨을 간지럽힌다.
그 순간에야,
내가 밖으로 나왔다는 걸 알았다.
아직은 해님이 일어나지 않았지만
공기는 봄을 부르고 있다.
골목은 조용한데
완전히 잠든 느낌은 아니다.
새벽인데도 어딘가에서
문 여는 소리, 발자국 소리가 한 번씩 난다.
집 근처 학교 운동장 쪽으로 발이 향한다.
칼날 같은 바람이 세게 파고들지 않는다.
숨을 내쉴 때 하얗게 부풀던 김이
오늘은 빨리 흩어진다.
바람은 여전히 차갑지만
끝이 조금 둥글어졌다.
목덜미를 때리던 느낌이 아니라
스치고 지나간다.
하늘은 흐리고
한라산을 감추었지만
평소보다 운동 나온 사람들이 많다.
모자 쓴 사람,
장갑을 벗은 사람,
겉옷 지퍼를 끝까지 올리지 않은 사람.
하나, 둘, 셋...
계절의 변화를 나만 느끼는 건 아니구나.
알겠다.
내가 오늘 밖으로 나온 이유도
대단한 결심 때문은 아니었다는걸.
계절이 바뀌는 쪽으로
몸이 먼저 움직였다는걸.
밝아오는 시간이 서서히 빨라지고 있다.
가로등 불빛이 조금 일찍 무색해진다.
어둠이 물러나는 속도가 달라졌다.
그래.
봄이 온다는 소식이다.
오늘도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