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디션이 나쁜 날엔 새벽으로 간다

by 사랑주니


오늘은 걷기 20분만.

속도는 상관없고.

발만 움직이면 돼.

바람 한 번 맞으면 마음이 풀려.

편안히 가자.


고등학생 딸이 개학하면서

아침 일정이 바뀌었다.

운동 시간을 줄였다.


컨디션도 썩 좋지 않았다.

몸이 뻐근했고

마음까지 가라앉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도 새벽 공기를

가슴에 넣고 싶었다.


하늘은 흐렸고

한라산을 보여주기엔 이른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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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무리하지 말자.’

천천히 걸었다.


걷다 보니

팔을 휘두르고 있더라.

다리에도 힘을 주고 있더라.


자세를 고치더라.

배에 힘을 주고 앞으로 숙이더니

발을 차며 달리기를 하더라.


중간에 무릎에서 삐걱하는 신호가 와서

많이 뛰지는 못했다.


아직은 나를 ‘러너’라고 부르진 않는다.

그 정도로 잘 달린다고 생각하지 않기에.

그런데 나가면 달리게 된다.


낮이나 저녁이 아니라

꼭 새벽에 나가면 어느새 뛰는 거다.


습관이라고 해야 할지

새벽이 주는 어떤 기운 때문인지

정확히는 모르겠다.



그래서 해가 뜨기 전에는

밖으로 나가려고 한다.


금방 들어왔다고 생각했는데

시계를 보니 그래도 30분은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걸 할 때는

시간이 금방 흐른다.


그래도 좋다.

오늘도 나갔고, 걸었고, 조금 뛰었으니까.


집에 들어오니

숨이 길어져 있었다.

뻐근하던 등이 조금 풀렸다.

몸이 풀리니 마음도 같이 풀렸다.




오늘 컨디션이 썩 좋지 않다면

‘20분만 걷기’처럼

작은 약속 하나를 해봐도 좋겠습니다.


속도는 상관없고, 발만 움직이면 되니까요.

바람 한 번 맞고 돌아오는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이 같이 풀리는 날이 있습니다.


당신의 그 마음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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