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함덕해수욕장
어제 찍은 사진입니다.
제주 함덕 해수욕장.
1년만에 다녀왔어요.
좋다고요?
제주에 살아요.
집에서 여기까지 차로 20분.
1년이나 걸렸네요.
뭐가 그리 멀다고 못 갔을까요?
못 간게 아니라, 안 간 걸로 할게요.
갈 수 있었어요.
차를 타고 우회전, 그리고 계속 직진.
그 다음에 좌회전, 잠깐 더 직진.
네. 그곳에 그 바다가 있답니다.
언제든 갈 수 있었죠.
올해는 작년보다 마음의 여유가 있었어요.
그렇게까지 나를 몰아 세우진 않았고요.
'천천히 하자.'
스스로 다독인 날도 많았어요.
그래도, 1년 만에 왔더라고요.
그동안 뭘 했을까요?
다른 일들이 우선이었어요.
하고 싶은 일들이 더 떠올랐어요.
그걸 먼저 했죠.
쉼은 집에서, 잠깐씩.
소설책을 읽는 그 순간들.
꼭 바다를 봐야, 그곳에 가야만
힐링이 되는 건 아니니까요.
집에 있어도, 바쁘더라도
마음이 여유로웠다면 괜찮지 않았을까요.
하루를 보낼 때마다 시간을 계산했어요.
"이건 30분, 그다음은 1시간..."
그렇게 쪼개고 채우고, 다시 쪼개고.
바다에 가려면
몇 시간을 비워야 할 것 같았어요.
그 계획을 세울 수 없었죠.
그 시간이면,
다른 걸 하나 더 할 수 있으니까요.
어제 그 친구도 1년 만이었어요.
통화는 가끔 했지만
얼굴 본 건 정말 오랜만.
함덕 바다에서 몇 시간을 함께 보냈죠.
하늘을 보다, 바다를 보다.
친구의 수다를 듣다.
깔깔 거리다.
친구 몰래 시간을 확인하다.
'그래도 오늘 할 일은 다 했네?
어떻게 다 했지?'
쓰려 했던 글. 읽으려 했던 책.
계획은 완수했더라고요.
'하려고 마음 먹으면 쉼도 가질 수 있구나.
그 시간을 위해 아침에 집중했었네.
아무것도 안 해도,
할 일은 할 수 있는 거구나.'
그게 신기했어요.
지난 간 날들은 살짝만 아쉬워할게요.
어제는 어제대로, 오늘은 또 오늘대로.
잘 보냈으니까요.
시간을 내지 않아도,
나를 위한 여유는 만들 수 있어요.
그 하루가 모여 삶이 되니까요.
멀게 느껴졌던 게
알고 보니 마음뿐이었더라고요.
해야 할 일은 늘 있었지만,
그날의 바다는 우리를 기다리고 있어요.
어쩌면 지금도요.
마음을 조금만 움직여도 괜찮아요.
당신의 우회전은 어디쯤일까요?
저와 함께
글쓰기와 책쓰기를 이어가는 분들,
우린 앞으로 어떤 삶을 맞이하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