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언제나 밤 10시에 잠이 든다.
오늘은 꿈을 꾸는 선잠이었는지,
눈을 뜰 때 유난히 힘들었다.
눈이 잘 안 떠졌고,
어깨도 아프다고 신호를 보냈다.
이상한 건 마음이었다.
몸은 무거운데 마음은 괜찮았다.
아, 졸려.
졸린가?
아냐. 지금 새벽 4시야.
넌 4시가 제일 쌩쌩하잖아.
지금은 좋다.
이게 바로 습관의 힘일지도 모르겠다.
내 몸은 새벽 4시에
꽤 정확하게 세팅되어 있다.
4시라는 걸 인지하는 순간,
몸이 “아, 지금 이 시간이구나.” 하고
알아서 풀리는 느낌이 든다.
2년 동안 거의 매일 해왔으니,
이제는 자동으로 넘어가는 구간이 생긴다.
매일 규칙적으로 한다는 게
이렇게 자연스러워질 줄은 몰랐다.
내가 새벽이 된 느낌이랄까.
그다음엔, 인사다.
나에게 인사.
가슴에게 인사.
심장에게 인사.
나를 이루는 몸의 모든 녀석들에게
인사한다.
오늘도 숨 쉬게 해주고,
일어나게 해준 나에게 감사의 인사를 한다.
밖으로 나가면 세상은 더없이 아름답다.
오늘도 하늘은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것 같고,
학교 운동장도
나를 기다려준다는 느낌이 든다.
이 순간이 얼마나 고마운지,
새벽엔 그게 더 또렷해진다.
새벽 공기는 아직 차가운데,
마음은 이상하게 가볍다.
어제의 나를 데리고 온몸이,
오늘은 나를 밖으로 데려다준다.
하늘은 늘 같은 자리인데,
매번 다른 얼굴로 나를 맞는다.
그걸 보는 순간,
‘살아있다.’라는 말이
설명이 아니라 감각이 된다.
나는 오늘도 말한다.
고맙다, 오늘이 또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