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봄을 시샘한다.
꽃샘추위로 기온이 떨어졌다.
제주는 어제 바람이 많이 불었다.
오늘 새벽은 잔잔했다.
바람 없는 쌀쌀함.
오히려 포근하게 느꼈다.
이런 날은 발걸음도 가볍다.
콧노래가 나오고 어깨도 들썩인다.
홍홍홍 소리가 흘러나온다.
하늘이 어떤지
공기가 어떤지 신경 쓰이지 않는다.
손, 팔, 다리, 발...
팔을 휘두르고
발을 콩콩 거리며
허벅지가 조금은 땅땅하다는 느낌.
나만 본다.
나만 보인다.
내가 어떤지만 들여다본다.
오늘도 새벽 4시에 일어나
글을 쓰고 책을 읽고,
6시에 밖으로 나갔다.
쌀쌀한 공기가 상쾌했다.
시원하다는 말이 더 맞았다.
기온이 떨어졌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내 몸이 이미 알고 있으니까.
추우면 뛰어서 열을 내면 되고,
더우면 천천히 걸으며 땀을 식히면 된다.
날씨는 늘 그 자리에 있고
나는 그걸 그때그때 통과하면 된다.
오롯이 내 다리만 살핀다.
지금 걷기와 달리기에 괜찮은지.
허벅지가 땅땅한지, 발목이 가벼운지,
숨이 조급해지지 않는지.
마음도 같이 본다.
오늘도 괜찮은지.
괜찮다면, 슬며시 말해준다.
기특하다고.
새벽에 일어날 때 유난히 개운한 날이 있다.
바람이 없고,
세상이 더없이 고요한 날.
그런 날은
더 깊이 내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하늘을 보러 나온 게 아니라
나를 보러 나온 새벽이니까.
걷고 달린다.
아침에 컨디션이 들쭉날쭉한 날이 있지.
그럴 때 이유를 먼저 찾지 않기로 했어.
대신 밖으로 나가 조금 움직여보고,
몸이 오늘 어디까지 괜찮은 지부터 확인해.
마음도 한 번 들여다봐.
괜찮으면 괜찮다고 말해주고,
아니면 그만큼만 하기로 하고.
새벽은
그걸 제일 또렷이 할 수 있는 시간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