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모닝을 3년째하고 있습니다.
새벽에 익숙해졌다고 해서
매일이 가볍진 않더라고요.
어떤 날은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얼마나 소진됐는지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오늘 새벽이 딱 그랬습니다.
새벽 2시쯤 잠이 깼어요.
더 자려고 했는데
다시 잠들지 않더라고요.
30분쯤 뒤척이다가
겨우 다시 잠들었네요.
늘 일어나는 새벽 4시.
알람이 울렸어요.
눈을 뜨려는데 눈이 떠지지 않았지요.
손도 움직이지 않았고,
손가락 하나 움직일 에너지조차 없는
느낌이었어요.
어제저녁에 있었던 일이 떠올랐습니다.
귀가해서 주차하다가
옆 차를 살짝 긁었거든요.
그 일을 처리하느라 이리저리 통화했고,
마음이 어지러웠습니다.
그 후,
컴퓨터 앞에 앉아 계속 뭔가를 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꼭 그 시간에
하지 않아도 되는 일들이었는데요.
갈피를 잡지 못하니까,
뭔가라도 붙잡고 싶은 마음이었나 봅니다.
키보드를 두드리고 마우스를 클릭했어요.
타타타, 또각또각.
그 소리에 잠깐 안정이 됐습니다.
‘난 바쁘게 뭔가를 하고 있어.
지금 사고에 연연하지 않아.’
그렇게 위안을 삼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사실은, 바쁜 척 정신없는 척하며
정작 내가 해야 할 걸 피하고 있었던 거죠.
그 일은 크게 의미 있지도,
급하지도 않았는데요.
그러다 보니 밤 10시까지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때 저는 제 마음을 달래는 방법을
조금 이상하게 선택했던 거죠.
침대에 눕자마자 바로 잠들긴 했어요.
누웠을 때 알았어요.
내가 고단했다는걸.
그전부터 누워서
나를 편히 쉬게 했어야 했다는걸요.
그리고 더 늦게야 알았습니다.
저녁도 먹지 않았더라고요.
배고프다는 것도 못 느꼈어요.
몸이 이미 ‘지금은 버티는 중’으로만
가 있었던 거죠.
사소한 실수가 사람을
더 붙잡는다는 말이 맞는 것 같아요.
큰 실수 앞에서는
오히려 금방 나를 달랠 수 있어요.
“그럴 수도 있지. 한 번에 다 잘하기 어렵지.”
이런 말이 나오거든요.
어제처럼 ‘아주 작은 실수’는 달랐습니다.
그 상황에서
굳이 그 차를 긁을 일이 아니었는데,
그 순간 대체 무슨 정신이었냐고
저를 계속 몰아세우게 되더라고요.
‘그렇게 사소하게 부주의하면
앞으로 운전을 어떻게 하려는 거니.’
‘얼마 전엔 다른 차의 부주의를 겪었는데,
오늘은 뭐야. 너도 똑같아.’
‘정신 차려.’
그 말이 밤새 떠나지 않았습니다.
이제 와서 보니,
제가 정말 했어야 했던 건
“더 바쁘게 무엇을 하는 일”이 아니었어요.
내가 어떤 상태인지
알아차리고 돌봐주는 것.
내가 나를 용서하는 것.
그걸 하지 않고 회피했으니
잠이 깊어지지 않았고,
새벽 2시에 깨서 방황했던 것 같아요.
지금도 여전히 비몽사몽입니다.
몸이 무겁고, 다른 건 다 정지 상태예요.
손가락만 움직이는 중이에요.
타타타 소리에 서서히 깨어나겠지만,
오늘은 아주 느리네요.
오늘은 다르게 하려고 합니다.
물을 끓이고 차를 마실 거예요.
속을 편하게 해줄 따뜻한 걸
조금이라도 먹을 거고요.
가능하면 10분이라도
눈을 감고 쉬겠습니다.
오늘은 ‘회복’을 먼저 선택해 볼게요.
실수를 붙잡고 나를 다그치느라
내 몸을 더 소진시키지 않기로 합니다.
느려도 괜찮습니다.
지금의 나를 돌보는 쪽으로,
오늘을 시작하겠습니다.
이런 새벽을
실패라고 부르지 않기로 했습니다.
오늘의 미라클 모닝은
‘무너지지 않게 돌보는 아침’입니다.
루틴은 늘 똑같은 행동이 아니에요.
그날의 나에게 맞는 선택이더라고요.
먼지 같은 성공이 쌓여 산이 되는 그날까지
모든 순간의 나를 용서하기.
미라클 모닝 718일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