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날 저런 날, 다 있다
지난주엔 괜찮았던 몸 컨디션이 이번 주는 월요일부터 좋지 않다. 주말에 특별히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평소 하던 것도 한 박자 늦고 숨이 먼저 길어진다. 이유를 붙여보려 해도 딱 하나로는 잡히지 않는다.
일요일 내내 졸린 걸 꾹 참아내며 책을 읽어서 이러는 걸까. 환절기 기온 변화를 몸이 받아내느라 이러는 걸까. 못내 마음에 걸리던 숙제를 해내지 못한 나를 탓하느라, 그 피로가 몸으로 내려온 걸까.
문득 생각한다. 예전엔 이런 날을 어떻게 보냈을까. 출근하면 주어진 일을 해내느라 내 몸을 살피고 체크할 새도 없었던 건 아닐까. 오십이 지나며 체력의 저하를 자꾸 느낀다. 컨디션이 들쑥날쑥한 걸 더 자주 체감한다.
그래서 운동을 멈추면 안 된다는 진리를 또 깨닫는다. 체력을 더 만들어야겠다는 다짐도 하고. 이제까지 오십 년 동안 방치한 몸. 이제라도 키워야겠다.
곰곰이 보면 삶이 매일 좋을 수 없듯, 우리의 컨디션도 늘 같을 수는 없지 않을까. 몸이든 마음이든, 일상의 흐름이든 그렇다. 좋은 날도 있고 별로인 날도 있고, 마냥 잘 흘러가는 날도 있고 계속 삐걱대는 날도 있다. “대체 신은 나를 왜 이다지도 시험하게 하는가” 하며 좌절하는 날도 있다. 그런 날들이 섞여 있으니 삶이 소중하고, 재미나고, 어렵기도 한가 보다.
게다가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에서 살면 계절 변화에 몸이 민감해지기 마련이고, 타인을 배려하는 게 우선이라는 분위기 속에서는 마음도 주변의 흐름에 휩쓸리기 쉽다. 나는 특히 더 그런 편인지도 모르겠다. 하하.
오늘 제주는 비가 와서 달리기를 쉬었다. 그래서 더 지치고, 괜히 아쉬운가 싶다. 집에서 홈트를 하면 되는데, 이상하게 몸이 그쪽으로는 안 간다. 시작 버튼을 누르는 게 싫은 날이다. 그러면 어쩌랴. 나를 토닥이고 조금 크게 웃어 본다. 자책 대신 조절을 택한다. 오늘은 덜 하고, 내일 다시 이어가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