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달리고 나면, 내가 나를 챙겼다는 느낌이 든다.
누가 시켜서 한 일도 아니고, 보여주기 위해 한 일도 아니다. 아직 세상이 다 깨어나기 전, 졸린 몸을 일으켜 운동화를 신고 밖으로 나간 건 오롯이 나를 위한 선택이었다. 그 한 가지가 내 몸을 살리는 하루의 첫 문장이 된다.
달리기를 시작하기 전까지는 마음이 자꾸 흔들렸다. 오늘은 피곤하니까, 내일 하지 뭐. 조금만 더 자자. 그런 말은 그럴듯했다. 그런데 막상 나가보면 안다. 힘든 건 나가는 전까지고, 막상 몸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생각은 조금씩 조용해진다. 숨이 차고 다리가 묵직해도 이상하게 마음은 가벼워진다.
나는 달리기를 잘하는 사람이 아니다. 빠르지도 않고, 멀리 가지도 못하는 날이 많다. 어떤 날은 걷다 뛰다를 반복하고, 어떤 날은 시작하자마자 돌아가고 싶어진다. 그래도 나간다. 중요한 건 기록보다 방향이라는 걸 이제는 안다. 오늘도 나는 내 쪽으로 한 번 더 움직였다는 것. 그 사실이 하루를 다르게 만든다.
아침에 달리고 나면 자존감이 생긴다. 거창한 성취감과는 조금 다르다. 대단한 사람이 된 느낌이 아니라, 적어도 나를 방치하지는 않았다는 안도감이다.
내 몸을 깨우고, 내 마음을 끌어안고, 오늘의 나를 내가 먼저 돌보았다는 감각. 나는 그 감각이 좋다.
그래서 나간다. 매일 완벽히 잘해서가 아니다. 매일 조금씩 나를 챙기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달리고 나면 하루가 내 편이 된 것 같고, 나 역시 조금은 내 편이 된다. 그걸 알게 된 뒤로 아침 달리기는 내가 나를 아끼는 최고의 비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