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 평생 달리기는 절대로 하기 싫었다

by 사랑주니

아침에 달리고 나면, 내가 나를 챙겼다는 느낌이 든다.


누가 시켜서 한 일도 아니고, 보여주기 위해 한 일도 아니다. 아직 세상이 다 깨어나기 전, 졸린 몸을 일으켜 운동화를 신고 밖으로 나간 건 오롯이 나를 위한 선택이었다. 그 한 가지가 내 몸을 살리는 하루의 첫 문장이 된다.



달리기를 시작하기 전까지는 마음이 자꾸 흔들렸다. 오늘은 피곤하니까, 내일 하지 뭐. 조금만 더 자자. 그런 말은 그럴듯했다. 그런데 막상 나가보면 안다. 힘든 건 나가는 전까지고, 막상 몸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생각은 조금씩 조용해진다. 숨이 차고 다리가 묵직해도 이상하게 마음은 가벼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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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달리기를 잘하는 사람이 아니다. 빠르지도 않고, 멀리 가지도 못하는 날이 많다. 어떤 날은 걷다 뛰다를 반복하고, 어떤 날은 시작하자마자 돌아가고 싶어진다. 그래도 나간다. 중요한 건 기록보다 방향이라는 걸 이제는 안다. 오늘도 나는 내 쪽으로 한 번 더 움직였다는 것. 그 사실이 하루를 다르게 만든다.



아침에 달리고 나면 자존감이 생긴다. 거창한 성취감과는 조금 다르다. 대단한 사람이 된 느낌이 아니라, 적어도 나를 방치하지는 않았다는 안도감이다.


내 몸을 깨우고, 내 마음을 끌어안고, 오늘의 나를 내가 먼저 돌보았다는 감각. 나는 그 감각이 좋다.


그래서 나간다. 매일 완벽히 잘해서가 아니다. 매일 조금씩 나를 챙기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달리고 나면 하루가 내 편이 된 것 같고, 나 역시 조금은 내 편이 된다. 그걸 알게 된 뒤로 아침 달리기는 내가 나를 아끼는 최고의 비결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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