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척 피곤합니다. 눈이 잘 떠지지 않고요. 두드려 맞은 듯 온몸이 아우성입니다. 알람을 누르는 손도 무겁네요.
미라클 주니 방에 굿모닝 인사를 남기고, 이불을 정리하고, 물을 마시고…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어요. 일단 아주 천천히 하기는 했습니다. 어제 하루 종일 고등학생 딸과 돌아다녔더니 그 여파가 이렇게 세게 남았나 봅니다. 일찍 잠들어도 아직은 회복이 덜 되었어요.
순간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굳이 왜 새벽 4시에 일어나 이러고 있지. 오늘 하루쯤 그냥 더 자면 되는 거 아닌가. 다시 잠들고 싶은 유혹이 오랜만에 폭풍처럼 밀려왔습니다.
또 압니다. 오늘 새벽을 보내지 않는다고 해서, 내일의 새벽까지 무너지지는 않을 거라는걸요.
지난주로 미라클 모닝 2년이 됐어요. 정확히 날짜로 2년. 그 시간 동안 매일 해왔으니, 이제 새벽은 제게 일상이 되었지요. 그러니 더 궁금해졌습니다. 그럼 오늘쯤은 다시 누워도 될 텐데, 왜 나는 자꾸 이 시간 쪽으로 돌아오는 걸까.
사실 멍한 상태는 쉽게 풀리지 않았어요. 책상에 앉아 한참을 가만히 있었지요. 오늘은 무슨 글을 써야 할지도 떠오르지 않았거든요.
눈을 감고 나를 살폈어요. 목, 어깨, 등, 허리, 허벅지, 종아리, 발바닥, 발가락까지. 다들 별소리를 하고 있더군요. 뻐근하다고, 삐걱인다고, 뭉쳐 있다고, 너무 굳어 있다고요. 그 소리를 듣고 나니 더 분명해졌습니다. 오늘은 빨리, 많이, 완벽하게 해야 하는 날이 아니구나. 그저 천천히 움직여야 하는 날이구나.
그래도 키보드에 손을 올렸습니다. 그래도 새벽 글은 쓸 거니까요.
책상에 펼쳐둔 책도 조금 읽고, 밖에 나가 새벽 공기를 마시며 걸을 생각입니다. 몸을 천천히 풀어보려고 해요. 오늘도 새벽 루틴은 합니다. 다만 완벽하게는 아니에요. 정말 천천히, 조금만 할 겁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제는 대단한 오늘을 보내기 위해 이 시간을 붙드는 건 아닙니다. 엄청난 목표를 위해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는 사명감도 예전만큼 크지 않아요.
의심하는 마음이 올라와도, 진짜 제 마음은 다른 말을 합니다. 이 시간이 좋다고요. 오늘도 이 새벽을 누리고 싶다고요.
내일 힘들 테니 오늘은 패스해야겠다는 생각이, 어제도 지금도 이상하게 들지 않습니다. 몸은 무겁고, 눈꺼풀은 자꾸 감기고, 다시 눕고 싶은 마음도 분명한데, 그래도 이 시간 쪽으로 발이 갑니다.
무언가를 증명하려는 것도 아니고, 대단한 사람이 되려는 것도 아니에요. 그저 오래 좋아하는 것을, 오늘도 놓치고 싶지 않을 뿐입니다.
물론 저처럼 매일 하는 것만이 잘하는 건 아니에요.. 상황에 따라, 컨디션에 따라 조절하는 것 또한 꾸준히 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해요.
누군가에게는 주말에 쉬는 선택이 더 현명할 수도 있고, 그런 선택을 충분히 추천하고 싶습니다. 저는 그저 지금 제게 가능한 만큼 선택하고, 할 수 있는 만큼 해나갈 뿐이에요.
오늘은 느긋하게 하려고 합니다.
빠르게 가 아니라 천천히. 완벽하게 가 아니라 가능한 만큼. 억지로가 아니라 좋아하는 쪽으로요.
이제는 그게 제가 새벽을 이어가는 이유입니다.
먼지 같은 성공이 쌓여 산이 되는 그날까지
편안하게 즐기기.
미라클 모닝 734일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