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봄이다
학교 운동장 입구에 흐드러지게 핀 벚꽃. 어느새 이 꽃들도 화사하게 피어올랐다.
햇빛이 났다가, 바람이 불다가, 하늘이 흐려졌다가, 비가 오락가락했다.
안다.
제주 날씨는 이맘때 더 변화무쌍하다는 것을. 이랬다저랬다, 좀처럼 가만있지 않는다.
마치 벚꽃이 오래 머무는 걸 시샘이라도 하듯 날씨가 자꾸 흔들린다.
그래도 봄이다.
그래도 꽃은 피었다.
며칠 더 맑으면 좋겠고, 바람이 조금만 덜 불면 좋겠고, 비가 잠깐 비켜가면 좋겠다는 마음은 들지만, 그런 바람과는 상관없이 벚꽃은 제때 자기 몫을 해낸다.
가만히 서서 보고 있으면 이상하게 마음도 따라 느슨해진다. 날씨는 한 번에 봄을 내주지 않는데, 꽃은 그 틈을 비집고 끝내 피어나고 있다.
좋은 날만 골라서 피는 것이 아니었다. 흔들리는 날씨 속에서도 제때를 놓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더 봄 같고, 그래서 더 좋다.
이런 날일수록 더 나가야 한다. 망설이지 말고 나가자.
오늘의 제주도 그렇다.
바람이 불고, 하늘이 흐리고, 햇빛이 비치고, 비가 잠깐 지나가도 봄은 와 있다.
그래 봄이다.
그래 꽃이 가득하니 그거면 되었다.
봄기운에 젖어 마음이 일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