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글을 쓰고 나서 책에 빠져들거나, 딴생각으로 흘러가기 전에 서둘러 밖으로 나갔다.
미라클 주니 방에 머물고 다른 단톡방까지 보고 있으면, 잘하는 분들이 더 눈에 들어온다. 그러면 뭔가를 더 하고 싶은 욕심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그럴 때면 안다. 더 보기 전에 나가야 한다는 걸. 그 마음이 커지기 전에 몸을 먼저 움직여야 한다는 걸.
운동화를 신고, 띠리링.
현관문 닫히는 소리가 들리면 그걸로 되었다. 다른 세상으로 들어가는 소리니까.
공기는 약간 쌀쌀했다. 이마를 톡 건드리고 가는 새벽바람은 괜찮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구름 한 점 없었다. 아직 어둠이 남아 있는 시간인데도, 오늘은 맑겠구나 싶었다.
학교 운동장에 도착해 늘 바라보는 한라산 쪽으로 고개를 들었다. 오늘은 제법 선명한 모습을 보여준다. 아직 밝지 않아 흐릴 뿐, 시간이 지나면 더 또렷해지겠구나 싶었다.
고개를 오른쪽으로 조금 돌리니, 보름달이 환하게 떠 있었다.
그랬구나. 오늘 내게 용기와 힘을 내어준 건 너였구나. 세상을 그렇게 밝게 비추고 있었구나.
조용히 소원을 빌었다. 가만히 서 있다 보니, 더 빌 것이 없는 기분이 들었다. 이 맑은 하늘과, 선명한 산과, 환한 달을 보고 있는 지금이 이미 소원 안에 들어와 있었다.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