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는 익숙해졌는데, 마음이 멈췄다

by 사랑주니


새벽 4시에 일어나면 별걸 다 하게 될 줄 알았다.


처음은 그랬다.

아침에 전혀 아무것도 하지 않던 사람이 그전보다 일찍 일어나는 것 자체가 별거였으니까. 10분이든 30분이든 시간은 중요하지 않았다. 회사 출근 시간이 아닌, 내가 원하는 시간에 맞춰 일어났다는 사실이 중요했다.


30분 일찍, 1시간 일찍, 그러다가 새벽 4시에 일어나기에 이르렀다. 1년에 책 한 권을 겨우 읽던 삶에서 1주에 한 권, 두 권을 읽었다. 글쓰기라는 것조차 모르던 사람이 하루에 두세 개씩 글을 썼다. 운동은 말해 무엇하랴. 오십 평생을 거부했던 달리기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시작할 때는 별거였다.

조금씩 성장할 때도 특별했다. 모든 것이 신기했고 가슴이 뛰었다. 매일 새벽, 그렇게 변해가는 내 이야기를 썼다. 누가 뭐라든 나는 그 자체가 경이로웠으니까.


미라클 모닝 2년이 지났다.

새벽 4시 기상도 이제는 힘들지 않다. 대단하다는 생각도 없다. 일찍 잠들기에 그 시간에 일어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으니까.


익숙해졌다.

습관이 되었다는 확신도 든다. 쉽게 깨질 것 같지도 않다. 그 정도면 된 것 아닌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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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었다.

무언가 빠졌다. 매너리즘이라고 해야 할까. 정확히 말하면 성장하고 있다는 체감이 없다. 계속하고는 있는데, 제자리에서 맴도는 느낌이 든다. 무엇이 문제일까.


잔꾀를 부린다.

익숙해지면 속도도 빨라진다. 그 시간을 더 써서 다른 걸 추가해도 될 텐데, 마음은 자꾸 말을 돌린다. 이 정도면 적당하지. 무리하지 말자.


알면서도 눈을 감았다. 못 본 척했다. 어쩌면 이것도 안도감 또는 안락함에 머무르려는 마음인지 모르겠다. 얼마 전에는 그런 머무름이 위험하다는 글도 썼다. 돌아보니 그 말은 결국 나에게 하고 있던 말이었다.



다시 움직여야 한다.

나는 이미 알고 있다. 그럴 때는 일단 달리는 거다. 앞도 뒤도 볼 필요가 없다. 어떻게 할 것인지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일단 달리면 알게 된다.


이제까지의 경험이 늘 그랬다. 알게 될 거라는 것 또한 이미 알고 있다.






어쩌면 합리화하려는 나를 다시 끌어올리려고 글이 이렇게 나왔는지도 모르겠다.


이 글은 글감이 있어서 시작한 게 아니다.

첫 문장부터 어떤 이야기를 풀어내야지 하는 마음도 없었다. 그냥 키보드에 손을 올렸고, 글이 여기까지 흘러왔다.



이럴 때 새삼 느낀다.

글쓰기의 위대함을.

내 고민의 답은 언제나 내 안에 있었다는 것. 그리고 움직여야 보인다는 것도,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는 것.


그래, 달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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