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를 꺼내 생각을 몇 가닥 잘라내는 새벽

by 사랑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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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마다 잠깐씩 나를 살핍니다.


새벽 알람이 울리면 벌떡 일어나 미라클 주니 방에 굿모닝 인사를 남깁니다. 그 뒤에 잠깐 눈을 감고 내 안을 살펴요. 이불을 정리하고 양치를 하고 물을 마시며 나에게 묻습니다.


“오늘은 어때? 오늘도 좋지?”



방으로 들어와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스트레칭을 해요. 어디가 괜찮은지, 어디를 더 풀어줘야 하는지 몸의 말을 듣습니다.


다 마치고 책상에 앉으면 다시 눈을 감아요. 머리에서 발끝까지 천천히 훑어 내려가며 지금의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들어줍니다. 아주 잠깐이에요.



정해둔 시간에 하는 명상은 아니에요. 새벽에 문득, 짧게 나를 살피는 거예요. 지금 이 순간의 내가 어떤지 알아차리려 합니다.


“지금은 마음이 어수선하구나. 그렇구나.”

“오늘은 허리가 좋지 않구나. 더 풀어주자.”

“지금은 그 생각에 붙잡혀 있구나. 그러네.”

“오늘은 왼쪽 어깨가 아프구나. 자세를 살펴야겠다.”






알아차린다고 해서 대단한 걸 하지는 않아요.

그저 지나치지 않으려 합니다. 생각이 가득하면 상상 속 가위를 꺼내 몇 가닥 잘라내 보기도 하고요. 마음이 어지러우면 조용히 토닥여 주고요. 몸 어딘가 삐걱대면 낮 동안 무리시켜 미안하다고 말해줍니다.


내가 어떤 상태인지 느끼고 넘기지 않으려 해요. 생각을 덜어내고, 마음을 달래고, 틀어진 자세를 고치면서 조금씩 나를 돌봅니다.



제가 하는 명상은 거창한 일이 아니에요. 눈을 감고 내 안을 한 번 들여다보는 일이지요. 좋은 상태로 바꾸는 일보다, 지금 어떤 상태인지 알아보는 것.


어수선하면 어수선한 대로, 뻐근하면 뻐근한 대로, 붙잡혀 있으면 붙잡혀 있는 대로 바라봅니다. 새벽마다 그렇게 나를 그냥 지나치지 않습니다.



오늘도 조용히 계속 물어봅니다.

지금 나는 어떤가.


그 질문 하나가 하루의 시작을 조금 다르게 만들더군요. 나를 밀어붙이는 대신 살펴보게 하고, 놓치고 지나가던 신호 앞에 잠깐 머물게 합니다.





잠깐 눈을 감고 몸과 마음이 무슨 말을 하는지 들어봐도 좋겠습니다.


크게 바꾸지 않아도 됩니다.


지나치지 않는 것만으로도 하루는 조금 달라질 수 있으니까요.


당신의 편안한 오늘을 응원합니다.





먼지 같은 성공이 쌓여 산이 되는 그날까지

내 모든 모습을 사랑하기.


미라클 모닝 748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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