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제주는 비 예보였다.
새벽에 짧게 왔다가 그쳤다. 오늘도 새벽에 잠깐 내리고 그친다는 소식이었다. 그 잠깐이라는 말이 반가워 밖으로 나갔다. 분무기로 뿌리듯 살살 내리던 비는 학교 운동장을 돌기 시작할 무렵부터 굵어졌다.
처마가 있는 곳으로 옮겨 산책하듯 걸었다. 빗소리, 비 냄새, 조용한 걸음. 그 속에 깊이 잠길 줄 알았다. 막상 그렇지는 않았다.
마음이 자꾸 다른 쪽으로 향했다.
감사했다가 감동했다가 산만했다가 쓸쓸했다가 차분했다가 다시 요동쳤다. 아직 오전도 되지 않았는데 마음은 몇 번이나 방향을 바꿨다.
비 때문이었을까.
달리지 못해서였을까. 날씨보다 내 마음이 더 분주했다. 단단한 줄 알았는데 연약하고, 약한 줄 알았는데 또 금세 버티기도 한다. 부드럽게 넘긴 줄 알았던 마음도 어떤 날은 끝내 이해해야 지나간다.
이럴 때는 잠시 멈춘다.
가만히 선다. 하늘을 본다. 흐린 하늘이면 어때. 숨을 짧게 들이마시고 길게 내쉰다. 나를 휘젓는 마음을 조금씩 밖으로 내보낸다.
오늘은 달리지 못했다.
대신 비 오는 새벽에 흐려진 내 마음을 보았다. 그래도 걸었다. 희미하게 밝아오는 세상을 만났다.
그래서 다시 묻는다.
오늘 나를 위한 시간은 무엇으로 보내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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