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기권이 아니라, 다시 시작이었다
사랑주니입니다.
인생 경기 중, 기권 했습니다.
스스로 삶에 수건을 던졌습니다.
오십되던 지난 해, 회사를 그만뒀어요.
예순 넘을 때까지 다닐 줄 알았습니다.
그 이상도 괜찮을 거라 믿었지요.
그만큼 열정을 쏟았어요.
온 마음 다해 일했습니다.
그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렇게 하면 될 줄 알았으니까요.
코로나로 세상이 휘청일때, 회사를 다닐 수 있음에 감사했어요.
쉬었다가 돌아 온 저를 받아 준 회사가 고마웠어요.
그 마음을 일에 쏟았습니다.
잘하고 싶었어요.
안간힘을 썼어요.
쥐어 짜듯 일했습니다.
짜도짜도 나오지 않을 만큼 다 했지요.
과했던 탓일까요.
그만큼 했으니 보상을 바랐던 걸까요.
아니면, 회사가 너무 무례했던 걸까요.
더는 견딜 수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쉽게 나올 수도 없었어요.
차마, 못 했습니다.
회사든 일이든, 열정은 이미 식고 있었지요.
차갑게, 말 그대로 식었습니다.
회사 밖 세상이 두려웠어요.
앞날은 불확실했고요.
존재감조차 느낄 수 없었습니다.
내가 파괴되는 듯한 패배감.
짙어지는 자기 혐오.
스스로 상처를 냈습니다.
버틸 수 없었어요.
그게 한계였던 것 같아요.
백기를 들었습니다.
"제가 졌습니다. 이만 물러날게요."
저를 따르던 후배들의 흔들리던 눈빛.
소식을 들었을 때 터져 나왔던 고함.
"주니님의 선택을 이해합니다.
앞으로 저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린 어떻게 되는 걸까요?"
얼굴 가득 채워지는 눈물들.
우리는 그렇게 헤어졌습니다.
어쩌면 저는 비겁했는지도 모르겠어요.
혼자 경기 장 밖으로 나왔으니까요.
먼저 손을 놓은 건 저였으니까요.
마지막까지 응원하던 녀석들.
허탈한 마음을 표현할 수도 없었습니다.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그들과 함께 하려면...'
매일 치열하게 고민했습니다.
모든 순간을 그런 생각으로 채웠어요.
다른 길이 보였어요.
세상엔 여러 길이 있다는 걸 그제야 알았네요.
그 길 중 하나를 선택했습니다.
우선 가보려고요.
그 끝에 무엇이 기다릴지는 모릅니다.
가다가 다시 멈출 수도 있겠지요.
다른 길을 찾아야 할 수도 있을테죠.
그땐, 그때대로 하면 될거예요.
길은 스스로 만들면 되니까요.
제가 그리고 싶은 세상은 있습니다.
직접 그렸으니 그 위에 색을 칠해야겠지요.
그들과 다시 함께하고 싶어요.
아니, 꼭 함께 할거에요.
그녀석들 중 누가 될지는 모르겠어요.
이 마음 하나만은 분명합니다.
반드시 그리 하겠다는 각오를 간직합니다.
꼭 함께하고 싶습니다.
반드시 그리 하겠습니다.
전 잊지 않을거예요.
그 마음만은 절대를 사수하려 합니다.
그것이 욕망일지라도, 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