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 뉴미디어 중계 유료화, 기타 변화에 대한 생각
지금까지 2편에 걸쳐 2024년부터 도입된 KBO의 변화 중 ABS 도입과 뉴미디어 중계 유료화에 대한 생각을 밝혔습니다. 마지막으로 피치클락, 수비 시프트 제한 등 이미 도입했거나 내년부터 도입할 변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추가로 필자가 평소에 생각하던 또 다른 변화에 대해 제안해 보겠습니다.
추가 제안의 경우 보시는 분들에 따라 생각이 많이 다를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발전을 위해서 고정관념을 깨 보자는 의미로 생각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야구가 점점 젊은 세대에게 인기가 떨어져 가자 경기시간 단축을 그 해결책으로 2023 시즌부터 몇 가지 정책을 도입했습니다. 피치클락, 수비 시프트 제한, 견제구 제한, 구원투수의 최소 3 타자 상대 의무, 견제회수 제한 그리고 베이스 크기 확대입니다. 경기시간 단축효과와 함께 투수들의 구속 증가와 타자들의 뜬 공 혁명으로 인해 삼진 아니면 홈런 식으로 단순해지는 야구의 흐름을 인플레이의 증가로 박진감 있게 바꿔보겠다는 판단이었습니다. 수비 시프트 제한은 강타자들의 타구가 계속 내야에 갇히면서 장타만을 추구하려는 경향을 바꿔보겠다는 의도였습니다. 구원투수의 최소 3 타자 상대 규칙은 투수 교체 회수와 시간을 줄여보려는 의도였습니다.
이 정책들은 선수와 감독들의 불만에도 불구하고 강행됐고 2023 시즌 경기시간이 평균 20분 정도 단축됐다고 합니다. 또한 수비 시프트 제한은 수비 이동 시간도 줄어들고 그동안 특히 하락하던 좌타 파워히터들의 타율이 올라간 결과를 보여줬습니다. 견제구 제한과 베이스 크기 확대는 도루의 증가를 불러왔습니다.
KBO도 같은 이유로 피치클락과 수비 시프트 제한, 베이스 크기 확대를 2024 시즌부터 도입했습니다.
3가지 모두 시즌 전 단장회의인 KBO 실행위원회에서 결정되어 시범경기부터 모두 적용하려 했습니다. 이 중 피치클락은 후반기부터 적용키로 했다가 현장의 반발을 이유로 올 시즌은 시범적용하고 내년부터 정식 적용키로 했습니다. 그런데 피치클락의 경우 뉴스에 의하면 KBO는 시범 운영을 하자고 했으나 실행위원회에서 올해 후반기부터 전격 도입을 결정했다고 합니다.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4032115441941614
저는 경기 시간이 길어서 야구가 재미없는가라는 질문은 본질적으로 틀렸다고 생각하는 쪽이긴 합니다. 미식축구 경기는 더 길어도 인기 있고 크리켓은 1박 2일 경기도 종종 벌어지지만 여전히 영연방 국가들에서 인기가 높습니다. 경기 시간이 길어져도 박진감 넘치게 치고받으면 3시간이 아니라 4시간도 길다고 못 느끼죠. 하지만 어쩌겠습니다. 세계 야구의 흐름은 메이저리그가 이끌어 가니 따를 수밖에요.
수비 시프트 제한 역시 구단별로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는 팀과 아닌 팀을 가르는 중요한 차별점이라 생각하지만 메이저리그를 따라가는 야구의 흐름 상 어쩔 수 없었다고 봅니다. 베이스 크기 확대는 이견이 없습니다.
피치클락은 적극 찬성하는 쪽입니다.
경기 시간 단축은 두 번째고 우리나라 특유의 승부를 질질 끄는 방식이 좀 더 빠른 승부로 바뀔 것이라는 기대 때문입니다.
지금까지는 투수와 포수가 사인을 교환하는 시간도 길고 무엇보다 볼카운트 0-2가 되면 의미 없이 공 하나 빼고 또 유인구 위주로 던지다가 풀카운트 가는 패턴이 참 많습니다. 투수는 투수대로 머리싸움을 하고 주자를 견제한다고 계속 시간을 끕니다. 그러면 타자는 타이밍 뺏겠다고 타임을 부릅니다. 이 과정에서 포수가 자꾸 덕아웃을 보면서 배터리 코치의 사인을 받기도 합니다. 투구 수가 늘어나고 승부가 늘어지니 경기 시간도 덩달아 길어지고 지루해진다고 생각합니다. 투수가 빠른 승부를 하다가 안타를 맞으면 욕을 먹는 게 우리나라 야구 분위기이긴 합니다.
미국은 야구를 본질적으로 투수와 타자의 1 대 1 대결로 본다고 하지요. 우리는 팀 대 팀의 대결로 보는 일본 야구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봅니다. 저는 미국 야구가 더 야구의 본질에 부합한다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제한 시간 내 사인을 마치고 투구에 들어가야 되면 투수의 머릿속이 보다 단순해지고 유인구보다 바로 승부하려는 경향이 늘어날 것이라 생각합니다.
당연히 사인을 나누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미국에서 사용하는 피치콤(PitchCom) 사용이 필수입니다. 사인 교환 시간도 줄이고 불필요한 사인 훔치기 논란도 사라 질 겁니다.
문제는 우리나라는 전자기기를 수입하려면 전파 인증을 받아야 하는 데다 최근에 시끄러웠던 KC 인증까지 받아야 한다면(최근 재검토하겠다고는 했지만 완전 철회는 아니라 불안합니다) 피치컴 사용은 당분간 물 건너가겠지만요.
저는 야구팬이던 시절부터 구단 직원 시절에도 무승부를 정말 싫어했습니다. 12회까지 힘만 빼고 밤늦게 무승부로 끝날 때는 허무하고 찜찜했습니다. 구단 직원으로 밤 12시를 넘기고도 결국 무승부로 마친 경기를 치러보고 확실히 느꼈습니다. 누군가는 지지는 않았다고 안도의 숨을 내쉬겠지만 야구규칙에 있는 '상대보다 점수를 더 내서 승리하는 것'이라는 목적에는 전혀 맞지 않습니다.
무승부 경기 관련 규정은 몇 차례 수정되어 현재는 승률 계산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무승부가 없는 메이저리그는 코로나로 단축시즌이었던 2020년부터 연장전 승부치기를 도입했습니다. 아마추어 규칙은 무사 1,2루에서 시작하지만 메이저리그는 무사 2루에서 시작합니다. 코로나가 진정된 이후에도 연장 승부치기는 그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1박 2일로 20회를 넘기는 끝장 승부는 보기 어렵게 됐습니다. 경기 스피드 업을 원하는 원하는 사무국과 체력소모를 피하고 싶은 선수들의 이해가 맞아떨어졌지요.
KBO도 2024년부터 승부치기를 도입하려고 했으나 현장에서 원하지 않아 도입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감독이나 (선수 출신들의 비중이 더 커진) 단장들은 연장전 가서 지는 것보다 차라리 12회까지 소모전을 벌이다가 비기는 것을 더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기록이 이상해지는 연장전에 주자(투수가 출루시키지 않은 주자 관련 기록은 이상하긴 합니다)를 놓고 시작하는 승부치기를 처음에는 반대하는 입장이었지만 이제는 승부를 가리는 것을 더 선호하게 됐습니다. 2025년부터라도 연장전 승부치기를 도입해서 무승부가 없어졌으면 합니다.
또 하나 문제점은 우천 취소 경기가 너무 많다는 겁니다. 물론 비가 많이 오면 어쩔 수 없지만 취소된 경기가 늘어나면서 9월에 집중 편성되는 경기가 점점 많아진다는 겁니다. 코로나 시기에 한 달 늦게 개막한 KBO는 이를 위해 주말 더블헤더와 서스펜디드 경기, 월요일 경기를 임시로 도입했습니다.
올해도 주말 3연전 경기가 우천 취소되면 토요일 또는 일요일에 더블헤더를 하고 있지만 몇 경기 안되고 6~8월까지는 더블헤더도 안 합니다. 따라서 월요일 경기도 재추진하고 무엇보다 서스펜디드 경기를 적극 도입했으면 합니다.
얼마 전 NC와 한화 경기 때 점수차가 커지는데 4회부터 비가 내리니 지고 있는 한화 투수가 견제구를 4개씩 하고 NC 선발 신민혁은 계속 빠른 템포로 던졌죠. 우천 취소 가능성을 놓고 눈치 싸움하지 말고 5회 이전 우천 취소일 경우 다음날이나 다음 시리즈 때 서스펜디드로 이어갔으면 합니다.
서스펜디드 경기는 더블헤더보다 부담이 적고 남은 이닝만 치르면 되니 2시에 시작하면 저녁 경기를 여유 있게 준비할 수도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근본적으로 우천 취소 경기 자체를 줄일 방법을 찾는 게 우선일 겁니다.
외국엔 돔구장이 많다고 하지만 미국도 30개 구단 중 동부 쪽 팀들은 비가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오지만 야외구장이 많습니다. 그렇다고 우리만큼 우천 취소가 많지 않습니다. 경기수도 162경기로 많고 미국 대륙 곳곳에서 경기를 하기 때문에 일단 취소가 되면 나중에 일정 잡기가 만만찮습니다. 따라서 일기예보를 최대한 여러 곳에서 확인하여 경기 시작 시간을 미루기도 하고 중간에 경기가 중단되면 몇 시간을 기다려서라도 경기를 치릅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경기 전 비가 오다 그쳐도 그라운드 사정을 이유로 취소가 잦습니다. 경기 중 비가 오면 30분 기다려서 취소 여부를 결정한다는 규정 때문에 취소 결정도 금방 내려집니다. 물론 미국 야구장이 우리나라 야구장보다 배수 성능도 좋고 그라운드 관리 인력도 몇 배나 됩니다. 하지만 우리도 이제 새로 건립된 야구장은 배수 성능도 좋아졌고 그라운드 관리 인력은 구단의 의지만 있다면 좀 더 늘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당연시되는 내야 전체를 덮는 방수포도 먼저 도입했던 일부 구단에서 사실상 사용을 하지 않다가 NC 다이노스가 적극 사용하면서 다른 구단들도 일반적으로 사용하게 됐습니다. 누군가가 먼저 치고 나가는 게 중요합니다.
비가 오면 경기 전 구단으로 오늘 경기 어떻게 되냐는 문의가 빗발칩니다. 경기 시작 시간을 좀 미루더라도 어떻게든 경기를 치르겠다는 원칙과 구단의 의지가 있다면 우천 취소 경기 자체를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팬들에겐 웬만하면 경기가 있을 거라는 믿음도 심어주고요.
추가로 평일 6시 30분에 시작하는 경기 시간도 홈팀의 판단에 따라 유연하게 해 봅시다. 우리나라처럼 최소 6시에 퇴근할 수 있는 나라에서 왜 꼭 6시 30분을 고집할까요? 실제로 금요일 경기를 7시에 시작한다든가 몇 번의 시도가 있다가 실패하긴 했지만 꼭 30분 단위로 하지 않아도 됩니다. 15분만 늦출 수도 있고 다음날이 공휴일이라면 주중에도 7시로 늦출 수 있도록 구단에 자율권을 줍시다. 이동이 힘들다는 이야기는 이제 좀 그만하고요. 경기 시간 줄이는 피치클락과 연장전 짧게 하기 위한 승부치기도 반대하면서 이런 경기시간 변경에 반대하면 안 되는 것 아닐까요?
KBO 리그는 팀 간 16경기씩 144경기를 치릅니다. 3연전씩 4번을 하고 나면 4경기가 남아서 2연전씩을 해야 합니다. 주말 개막 2연전을 제외하고 모두 시즌 후반에 우천 취소 경기와 함께 편성됩니다. 앞에 취소된 경기와 붙여서 3연전이나 4연전이 되기도 하지만 우천 취소 경기가 팀마다 다 다르다 보니 1 경기만 하고 이동해야 하는 경우도 제법 있습니다.
이래서 일부 감독은 경기수를 줄이자는 주장도 합니다. 하지만 경기수가 줄어들면 기록이 축소되고 구단 매출이 줄고 중계권료, 광고비 등에서 문제가 많이 발생합니다. 이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하겠습니다.
기껏해야 2연전을 시즌 초에 하자는 식의 주장은 있지만 이 역시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닙니다.
팀 간 16경기이니 4연전 4번 하면 딱 떨어집니다.
저는 과감하게 3연전 체제라는 40여 년을 이어온 틀을 벗어나서 4연전 체제를 제안합니다. 작년 시즌 후반 이 이야기가 나왔을 때 페이스북에도 썼고 의사 결정에 관련되는 분들과 이야기도 나눠봤습니다. 그런데 다들 4연전이 안 좋다가 아니라 생각을 안 해봤다는 반응이더군요. 의외로 고정관념이 강하다는 뜻입니다.
장점 1. 2연전의 가장 큰 문제점이 잦은 이동인데 4연전씩 하면 이동일 자체가 줄어듭니다.
단순히 생각해도 3-3-3-3-2-2 보다 4-4-4-4 가 이동일이 적죠. 홈이든 원정이든 하루 더 경기하면 됩니다.
이동일이 줄어들면 선수들 피로도도 줄고 구단 버스 기름값, 톨비도 절감됩니다. 운영팀 등 현장 직원들의 피로도도 같이 줄겠죠.
장점 2. 한번의 시리즈에 무조건 주말 경기가 들어가니 흥행에도 도움이 됩니다.
현재는 주중 3연전과 주말 3연전의 관중 동원 차이가 큽니다. 특히 주중에 상대가 비인기팀이면 관중이 뚝 떨어집니다. 하지만 4연전을 하면 토일화수, 목금토일 시리즈는 2번의 주말 경기가 들어갑니다.
화수목금 시리즈는 그래도 관중 동원이 되는 금요일 경기가 들어갑니다.
지방 팀의 경우 다른 지역에서 오는 원정팬이 좀 더 오래 머물 가능성도 있어 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겁니다.
장점 3. 우천 취소 발생 시 더블헤더나 서스펜디드 편성이 쉽다.
저는 앞서 더블헤더나 서스펜디드 경기를 적극 도입하자고 했습니다. 하지만 3연전 중 마지막 경기가 취소되거나 2경기 이상 연속으로 취소되면 난감합니다. 4연전을 한다면 최소한 하루는 서스펜디드 경기나 더블헤더를 치를 수 있는 여지가 생깁니다.
장점 4. 구단 마케팅 계획에도 좋다.
요즘은 구단의 각종 이벤트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그중에는 스폰서와 함께 하는 이벤트의 경우 한두 경기가 취소되거나 2연전일 경우 비용 대비 효과가 떨어집니다. 이때 4연전을 한다면 비용 대비 매출이 많이 나올 수 있고 한두 경기가 취소되더라도 취소의 여파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그렇다면 단점도 있긴 하겠죠? 해결책도 생각해 봤습니다.
단점 1. 월요일 휴식일은 어떻게?
전 꼭 월요일에 쉬어야 한다는 것에 의문이 있지만 굳이 월요일 휴식이 필요하다면 아래와 같이 하면 됩니다.
토일(월 휴식)화수 - 목금토일 - (월 휴식) - 화수목금 - 토일(월 휴식)화수 - 목금토일
어차피 현재도 원정 주말 3연전-주중 3연전의 일정이면 원정지에서 자고 갑니다. 이런 경우를 따져보면 현재 3연전-2연전 체제와 큰 차이가 없을 겁니다.
단점 2. 원정이 길어지면(중간 월요일 휴식일 포함 최대 9일) 선수들 관리가 힘들다
원정이 길어지면 사실 선수들이 피곤하긴 합니다. 결혼한 선수들은 더 집에서 출퇴근하고 싶을 거고요. 하지만 이는 홈에서 9일을 있을 수도 있는 것과 날짜수로는 차이가 없습니다.
그리고 원정지에서 선수들이 일탈을 벌일까 걱정할 수도 있습니다. 예전 어느 팀처럼 호텔 CCTV를 들여다보면서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통제할 수도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원정팀을 위한 웨이트 트레이닝장을 갖춘 야구장이 거의 없기 때문에 호텔 피트니스 클럽에서 웨이트를 해야 하는 것도 불편합니다. 그렇지만 정교한 선수 관리 기법과 원정경기 때 컨디션 관리 방법 역시 구단의 역량에 들어갑니다. 현대 프로야구는 선수들의 실력뿐 아니라 프런트의 역량이 좋아야 성적이 좋아집니다. 선수들 불만 없도록 정교하게 통제할 방법을 찾든 모범을 보이는 카리스마 있는 선배 선수를 영입하든 하면 됩니다.
메이저리그 선수들도 10연전 이상 긴 원정을 치릅니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우리보다 훨씬 통제가 어렵지만 결국 이런 것들을 잘 관리한 팀이 좋은 성적을 냅니다.
KBO도 메이저리그처럼 매년 시즌 후 윈터미팅을 해오다 2020년 코로나로 인해 현재까지 열리지 않고 있습니다. 2011년 NC 다이노스 입사 후 매년 참가해 왔지만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처음엔 그저 구단 직원들이 모여서 친목을 다지는 취지가 컸다가 구본능 총재 시절에 외부 연사를 부르고 토론회도 하는 등 확대가 됐습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윈터미팅과 비할 바가 아닙니다.
메이저리그는 3~4일간의 윈터미팅 기간에 단장끼리 직접 만나 대형 트레이드가 이뤄지기도 하고 주요한 정책 결정이 이뤄지기도 합니다. 구단 직원뿐 아니라 야구용품사들도 참가하여 일종의 야구 박람회처럼 개최됩니다.
KBO도 2024 시즌이 끝난 뒤 윈터미팅을 다시 할 거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왕 하는 거 사실상 하루 하지 말고 최소 3일간 하면서 메이저리그처럼 일종의 야구 박람회로 개최하면 좋겠습니다. 우리나라도 이제 스포츠 용품이나 각종 굿즈 시장이 많이 커졌습니다. 용품이나 굿즈뿐 아니라 투구 추적, 타구 추적, 데이터 업체 등 최신 기술 기업들이 자신들의 부스를 열고 홍보 기회를 주는 겁니다. 새로운 기술을 시연하고 구단들이나 아마추어 팀들도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거지요. 스크린야구나 온라인 게임 회사들도 부스를 차려서 홍보도 하고 경품도 주는 겁니다.
선수들 사인회도 개최하고 야구 유튜버들이 라이브 방송도 하는 겁니다. 이른바 야알못들도 비시즌에 재미있는 볼거리, 즐길거리를 제공하는 것 좋지 않나요? 야구라는 산업을 크게 키울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그 와중에 팬들도 참관 가능한 각종 강연, 토론 세션들을 여는 겁니다.
구단들이 낸 회비로 운영하는 KBO 예산의 한계가 있겠지만 참가기업들이 상당 부분 비용을 부담한다면 그렇게 큰 비용은 아닐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스포츠가 야구라는 것 좀 보여줍시다.
메이저리그는 규칙 변경이나 정책 변경 때 최우선 고려 사항이 '야구의 이익'입니다. 단순히 메이저리그 팀들이 돈을 잘 벌거나 선수단의 편익, 경기를 재미있게 하자는 목적이 아니라 이로 인해 야구라는 스포츠에 얼마나 이익인가를 고민합니다. 프로야구가 재미있으면 팬들이 몰리고 야구를 하고 싶어 하는 어린 선수들도 많아지고 사회인야구도 인기를 끌겠죠. 그러면 야구 관련 산업도 따라 발전할 겁니다.
우리는 과연 이런 고려를 하고 있나요? 현재까지는 솔직히 각 구단별 이해 득실이 더 우선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프로야구뿐 아니라 대한민국 야구 전체의 이익을 위해서 고민을 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