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성과의 그림자, 사람을 만나다》

7편.피드백을 두려워하지 않는 팀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by 송주연 Strong N Soft

7편.피드백을 두려워하지 않는 팀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안전감 이후에야 정직한 피드백이 가능하다.

수술실, 피드백의 본질을 되묻다

어느 날, 한 병원의 수술실에서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이 접수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수술실은 생명을 다루는 공간이기에 단 1mm의 실수도 허용되지 않는다.
그만큼 모든 상황이 예민하고, 대화는 단호하며, 분위기는 날이 서 있다.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은 선배 간호사였다.
신입 간호사의 반복된 실수에 대해 피드백을 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리더는 선배 간호사와 단둘이 마주 앉았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신뢰와 존중입니다.”

선배는 고개를 젓고 언성을 높였다.
“요즘 아이들은 너무 약해요. 신뢰니 존중이니 하다 보니, 잘못해도 아무 말도 못 해요.
그래서 중요한 순간에 실수가 터지는 겁니다.”

그러자 리더는 차분히 응답했다.
“신뢰와 존중은 사람에 대한 것이지, 그 사람의 실수까지 무조건 용인하자는 말이 아닙니다.”

그 이야기를 들은 나는 손바닥을 탁 쳤다.
그래, 그것이 바로 본질이었다.

내 안의 오래된 질문이 떠올랐다

나는 구성원들에게 피드백을 주는 자리에서 늘 조심스러웠다.
사건 중심으로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돌아서는 길에 늘 찜찜함이 남았다.

“내 말이 상처가 되었을까?”
“나는 그럴 의도가 아니었는데, 오해받진 않았을까?”

그 질문은 실제 사례로도 이어졌다.
내가 나름의 정당한 기준과 기대를 바탕으로 전한 피드백이
상대에게는 ‘사람 자체에 대한 평가’로 받아들여졌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었다.

그때부터 나는 피드백 이전에 나 자신을 먼저 돌아보기 시작했다.

“지금 나는 사람을 보고 있는가, 사건을 보고 있는가?”
“나는 구성원과의 신뢰와 존중을 충분히 쌓았는가?”

신뢰와 존중은 피드백의 시작점이다

리더로서 나는 피드백을 단지 말로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만 그것은 착각이었다.

피드백은 말이 아니라, 신뢰와 존중이라는 토양 위에서만 싹을 틔울 수 있었다.
신뢰와 존중이 없다면, 아무리 조심스럽게 말해도 상처가 되고, 방어를 일으키며, 대화는 멈춘다.

그래서 지금은 피드백을 준비할 때 이렇게 생각한다.

“이 구성원과 나는, 지금 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만큼의 관계인가?”

관계가 만들어졌을 때 피드백은 지적이 아니라 ‘성장 제안’이 된다.

쌍방향 피드백의 힘

예전엔 피드백이 늘 ‘내가 주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회의 자리에서 나는 이렇게 말한다.
“이번 결정은 제가 보기엔 이렇습니다. 그런데 다른 의견 있으시면 말씀해 주세요.”
“지난번 이차장님이 말씀해주셨던 부분, 맞는 것 같습니다. 그 피드백 반영하겠습니다.”

이 한마디가 팀의 분위기를 바꾼다.
‘리더도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믿음은
팀원들에게도 ‘말해도 되는 안전감’을 준다.

이제 피드백은 평가가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는 변화의 언어가 되어간다.

성과보다 앞서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우리는 흔히 “정직한 피드백이 조직을 키운다”고 말한다.
그러나 정직함은 신뢰라는 토양 위에서만 뿌리를 내린다.

리더의 피드백은 사건에 집중되어야 하며,
그 피드백이 상처가 되지 않기 위해선
서로가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는 문화가 전제되어야 한다.

내가 바뀐 이유는 성과를 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짜 성과는 사람을 보고, 믿고, 존중하는 조직에서 피어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이 말을 먼저 꺼낸다.

“제 의견은 이렇습니다만, 다르게 느끼셨다면 꼭 말씀해주세요.”
“제가 잘못 판단한 부분은 다시 생각하겠습니다.”

이렇게 피드백은 지시가 아니라 연결이 되고,
무서운 무기가 아니라, 성장의 언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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