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쓰는 부엉이 J Oct 16. 2021

우리 안에 있는 '행복' 이데올로기

 ‘철학은 뭔가 유명한 학자들이나 하는 것이고 평범한 사람과는 관련이 없다’는 이미지가 있으나, 사실 우리의 일상적 고민들이 곧 철학적 문제입니다. 


대표적으로 우리는 ‘과정’과 ‘결과’라는 철학적 고민을 합니다.


 “과정과 결과”, 이렇게 말하면 어려워 보이나 사실, 우리 모두가 하는 고민입니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 참고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아니, 지금 이 순간 행복이 중요하지 않을까?” 수능을 공부하는 고등학생도, 한창 수강신청을 하는 대학생도, 열심히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도 매일같이 하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이 고민 속에 강력한 이데올로기가 숨겨져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적습니다. 공기처럼 당연하기에 아무도 이상하다는 생각을 못했던 ‘행복’ 이데올로기입니다. 삶의 목적이 행복인 것은 너무나 명백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과정과 결과’의 고민 속에는 행복은 있지만, ‘도덕적 가치'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해야 내가 행복할지"는 생각하지만 "내가 무엇을 왜 해야 하며, 나는 어떤 존재가 되어야 하는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과정과 결과로만 고민하는 사회에는 ‘부자’는 있어도 ‘어른’은 없습니다.



물론.. 말은 쉽지만, 자본주의를 기반으로 한 현대사회에서 ‘도덕적 가치’가 설 자리는 많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많은 돈을 벌어서 내 행복을 늘리는 것이지, 어떤 마음을 가지는지는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아무리 선한 의도를 가지고 살았다고 해도, 그 결과가 소중한 사람을 가난으로 내모는 것이면 좋은 의도가 과연 의미가 있을까요. 없을 겁니다. 


 우리나라 역사를 살펴봐도 조선 시대 말기 위정척사파는 참으로 정의로운 선비들이었으나, 그들의 선한 가치는 ‘한일합병’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막을 수 없었습니다. 좋은 뜻에서 나쁜 결과가 올 수 있다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그렇다면 ‘도덕적 가치’란 냉혹한 현실 속에서 ‘무의미’한 것인가요? 


여기서 생각할 점은 모두가 행복을 추구하지만,
정작 행복한 사람은 너무나 적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오히려 행복을 잃게 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부'는 불행을 줄여주는 것은 분명하니 더 많은 돈을 추구하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도덕적 가치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장기적으로 진정한 행복을 줄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점차 단순히 양적인 행복을 추구하며 좋은 결과를 낸 사람만 인정받는 것이 아니라, 선한 의도를 가지고 행동한 사람도 존중받는 사회가 온다면. 그래서 사람들이 부자가 되고 싶어 하는 것을 넘어, 바른 사람이 되고 싶어 할 때 어쩌면 진정으로 행복한 사회가 올 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작가의 이전글 데이터로 보는 간편결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