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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부엉이 J Aug 28. 2022

광대가 연예인으로. 대중의 파워와 콘텐츠 시대의 등장

콘텐츠의 역사적 의의와 DIKW 피라미드로 본 콘텐츠


현대사회를 콘텐츠의 시대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각양각색의 콘텐츠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전통 미디어인 방송, 신문을 넘어 현재 유튜브, 틱톡까지. 종류도, 숫자도 정말 무궁무진하죠. 



이렇게 우리의 일상에서 너무나 당연한 '콘텐츠'의 확산은 과연 역사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콘텐츠 시대를 인류 역사의 관점에서 살펴보면, 과거보다 강해진 '일반 대중'들의 파워와 연관됩니다. 


단적으로 예전에 책을 읽을 수 있었던 계층은 소수 귀족뿐이었습니다. 하루하루 살아남는 것도 벅찬 일반 평민들은 그럴 권리도, 여유도 없었습니다. 


소수의 귀족


지금 선망을 받고 있는 연예인들은 조선시대만 하더라도 천대받는 광대였습니다. 사농공상(士農工商 = 선비, 농민, 장인, 상인)에도 속하지 못하는 천민 계급이었죠.


즉 소수의 사람들에게 권력이 독점된 시대, 그리고 잉여생산물이 충분하지 않아서 절대다수의 사람들이 생존을 위해 투쟁하는 시대에 콘텐츠라는 개념 자체가 등장할 수 없었습니다. 


다수의 대중


하지만 산업혁명 이후 경제구조가 중산층을 중심으로 하는 '항아리형' 구조로 바뀌면서, 시대가 달라졌습니다. 한마디로 사람들에게 유희를 즐길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생겼습니다. 잉여시간이 생긴 사람들은 갑자기 생긴 무료한 시간을 즐길 거리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예를 들어 엔터테인먼트(연예) 산업이 등장합니다. 대중들이 힘이 없을 때 광대로 천대받았던 사람들이, 대중들이 힘을 가지자 연예인으로 동경의 대상이 됩니다. 이런 맥락에서 현재 콘텐츠가 발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현대사회의 발전은 대중들의 유희 수단의 발전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옛날에는 독서가 가장 재밌는 놀이였다면 지금은 게임, 유튜브, VR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등장했습니다. 


지금까지 콘텐츠의 역사적 의의를 간단히 살펴봤습니다. 


그렇다면 콘텐츠는 어떤 것으로 정의할 수 있을까요? 이를 위해서는 DIKW 피라미드를 살펴봐야 합니다.

* 들어가기에 앞서, DIKW 피라미드를 현 상황에 맞게 재해석했음을 알려드립니다.



1) 사실 : 세상의 모든 것


처음에는 사실(환경)입니다. 세상의 모든 것 즉 전지(全知)를 의미합니다. 신인 것이죠. 세상을 만약 하나의 게임이라고 비유하면, 게임개발자가 알고 있는 정보들이 곧 위에서 말하는 사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데이터 : 인간이 인식할 수 있는 것


데이터란 사실 중에 인간이 인식할 수 있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인간이 들을 수 있는 소리의 영역대는 '20~20,000Hz'입니다. 즉 그보다 낮거나 높은 소리는 데이터가 아닌 것입니다. 하지만 데이터의 영역이 고정되어서 바뀔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과학의 발달로 보다 넓은 영역대의 소리를 인식할 수 있게 되면, 새롭게 인간의 데이터로 추가됩니다. 최근 4차 산업혁명이 큰 이슈가 된 이유도 과거에는 아무런 가치도 없었던 사실(환경)들이, 인공지능의 발달로 새롭게 데이터의 영역에 들어왔기 때문이죠.



3) 정보 : 인식 가능한 것 중 의미를 가진 것


데이터가 아무리 많아도, 모든 데이터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설악산에 있는 개미들이 싸웠다는 데이터가 들어왔다고 해도, (물론 소수의 곤충학자들은 다르겠지만) 인간에게는 아무런 가치가 없는 내용입니다. 


데이터 중에서 사람에게 의미를 가지는 것이 정보입니다. 우리나라 사람에게 남극 어느 지역에 눈이 온다는 것은 정보가 아니지만, 제주도에 장마가 온다는 것은 중요한 정보가 될 것입니다. 



4) 지식 : 정보를 구조화, 일반법칙화한 것


제주도에 장마가 온다는 것은 정보입니다. 그런데 장마가 어떤 이유 때문에, 어떤 시점에 온다는 것을 아는 것이 바로 지식입니다. 이 지식을 알게 되면 제주도가 아니더라도, 다른 지역에 장마가 올지 안올지를 설명하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게 됩니다. 


즉 각각의 정보들을 구조화하고, 일반법칙화한 것이 바로 지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학법칙뿐만 아니라 개별적 사례에서 사회 트렌드를 뽑아내는 것도, 인간의 다양한 모습에서 심리를 분석하는 것도 다 지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5) 지혜 : 지식이 추상화, 직관화 된 것


지혜는 속담, 사자성어가 대표적입니다. 추상성, 직관성의 특징이 있어서 굳이 증명하지 않아도 됩니다. 예를 들어 맹자가 말한 '이익보다는 의를 생각해라'라는 뜻의 견리사의(見利思義)는 일반법칙은 아닐지라도 유의미한 통찰력을 줍니다.


'장맛이 변하면 집안이 망한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과학적으로 보면 간장, 된장 등 장을 담글 때는 미생물을 잘 컨트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집안의 상황이 안 좋으면, 당연히 어수선하게 장을 담글 거고, 나쁜 미생물을 많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장맛'의 변화는 곧 집안이 흔들린다는 의미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옛 조상들은 그런 과학적인 원리는 몰랐습니다. 하지만 그 원리를 모른다는 것은 지혜의 영역에서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결국, 핵심을 꿰뚫는 통찰을 하였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콘텐츠는 무엇일까요?



6) 콘텐츠 :  인식 가능한 것 중 (나에게) 의미를 가진 것. 


콘텐츠는 기본적으로 정보의 단계에 속합니다. 지식, 지혜와 같은 유용성을 주면 좋으나, 오늘 하루 나에게 웃음을 주기만 해도 좋은 콘텐츠가 됩니다. 유익한 정보보다 재밌는 정보를 사람들이 원하기도 하고요. 기본적으로 콘텐츠의 부상이 대중들이 '유희수단'을 찾는 과정에서 일어났다는 점을 생각해야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나에게' 의미를 가졌다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 인류에게 의미 있는 정보라고 해도 나에게 의미가 없다면 그건 콘텐츠가 아닌 것이죠.


그러기 때문에 콘텐츠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개별적 니즈를 충족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고, 동시에 사람들이 원하는 콘텐츠들을 잘 큐레이션 해줘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게 현재 그리고 미래의 콘텐츠 기업이 언제나 명심해야 할 원칙이라고 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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