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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부엉이 J Apr 16. 2023

트렌드 분석 서비스로 세상읽기 - 시험 of Korea


2021년 한국 아동·청소년 행복지수는 OECD 22개국 중 22위를 기록할 정도로 우리나라 학생들이 교육과정에서 많은 불행을 느끼고 있습니다. 게다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도 대학교, 직장에서 각종 시험들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굳이 실증적으로 분석하지 않아도 우리나라 국민들이 '시험'에 대해 가지는 감정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생각하지 못했던 인사이트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시험에 대해 우리나라 국민들이 느끼는 감정을 알기 위해 소셜데이터 분석 서비스 '썸트렌드비즈'를 활용하였습니다. 썸트렌드비즈를 활용하여 2014년부터~2022년까지 '시험'에 대한 '감성 분석'을 진행하였습니다.


감성 분석을 통해 연도별로 상위 20개의 시험 관련 감성어를 추출하고, 광고성 게시글로 왜곡된 키워드는 제외하였습니다.(후진, 양호, 불량 등) 그러니 아래와 같은 표가 나왔습니다. 



썸트렌드비즈 추출 결과를 정리한 내용이며, 해당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했다는 것을 전달하기 위해 업로드하였습니다.



수집된 상위 20개 키워드 중에서 매년 공통적으로 나온 단어가 무엇인지 살펴보았습니다. 매년 빠지지 않고 등장한 감성어가 바로 시험에 대해 우리나라 국민들이 품고 있는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분석결과 2014년부터 2022년까지 상위 20개의 키워드에 매번 공통적으로 나온 단어는 '어렵다', '망하다', '스트레스', '힘들다' / '중요한', '중요하다' / '좋은', '좋은 결과', '합격', '화이팅'으로 총 10개였습니다.


단어들을 조합해 보면 우리나라 국민들은 시험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해서 합격이라는 좋은 결과를 가지길 원하고 있습니다. 이에 주위에서는 많은 응원을 하고 있지만,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던 것이죠.




상위 10개의 키워드를 2014년부터 2022년까지 노출된 정도를 누적해 보았습니다. 시험에 대해 공통적으로 느끼는 감정 중에서 어느 감정을 우리나라 국민들이 가장 강렬하게 느끼는지 알기 위해서였죠. 


그 결과 '합격'이 1위였습니다. 시험으로 제발 합격할 수 있기를 국민들은 간절히 바랐던 것입니다. 하지만 시험에서 합격할 수 있는 사람은 소수입니다. 그래서 '망하다'라는 말이 2등으로 나왔습니다.


바로 뒤이어 3등은 시험을 잘 보기를 응원하는 '화이팅'이었지만, 바로 뒤이어 나온 단어들이 '어렵다', '스트레스', '힘들다'였습니다. 국민들이 얼마나 시험으로 많은 불행을 느끼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단어들이었죠.



출처 : 썸트렌드비즈



분석하다 보니 재미있는 점은 2020년~2022년의 경우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새로운 키워드들이 top20에 등장했다는 것입니다. 바로 '안전'과 '가능하다'입니다.


안전은 직관적으로 추정할 수 있지만 '가능하다'는 추적이 필요합니다. 사용된 사례를 검색한 결과 시험을 치는 것이 '가능'한지 생각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또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온라인 활동이 늘어났는데, 이에 따라 시험 관련 카페에서 활동이 늘면서 게시물마다 삽입되는 광고성 멘트가 함께 노출되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하게 하고, 사회적 희소가치의 획득 여부를 결정하는 '시험'을 좋아할 사람은 많지는 않을 것입니다. 실제로 시험 관련 키워드에서 현실적인 필요성과 고통만 있었지 '흥미롭다, '행복하다' 등의 내용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개인의 호불호를 떠나서 사실 '시험'이라는 제도는 인류의 역사에서 굉장히 혁신적인 발명이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시가 '과거제도'입니다. 


어차피 거의 양반만 합격한 과거제도가 도대체 뭐가 혁신적인 제도인지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과거제도 이전에 사회지도층에 합류하기 위한 거의 유일한 방법은 개인의 후천적 노력이 아닌 핏줄 즉 '신분'이었습니다. 


선천적으로 귀족으로 태어난 사람만 지도층이 될 수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삼국시대의 신라의 경우 '성골'과 '진골'은 높은 관직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밑에 있는 '6두품'은 불가능했고, 애당초 6두품 밑에 있는 등급은 말할 것도 없었습니다.



신분제를 상징하는 게임 '체스'



그런데 과거제도가 등장하면서 '시험'을 잘 보면 벼슬을 얻을 수 있는 길이 생깁니다. 물론 대부분의 경우, 공부를 할 경제적 여유가 있거나 의지가 있는 부유층과 양반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애당초 길이 없는 거랑, 있지만 거의 불가능한 것은 완전히 다른 법입니다. 


즉, 시험은 사회적 희소가치를 과거와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공정하게 얻을 수 있게 하는 혁신적인 제도였습니다. 현대사회에서도 시험은 비슷한 역할을 합니다. 대학교, 대기업, 정규직, 변호사, 의사 등등 사람들이 원하는 사회적 희소 자원들을 시험을 통해 분배하고, 그 결과를 정당하다고 여깁니다.


따라서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동의할 수 있는 새로운 자원 분배 방법이 생기지 않는 한 시험이 사라질 일은 없습니다. 시험을 보며 우리나라 국민들은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나, 시험 자체가 문제이기보다는 시험의 결과로 분배되는 가치들이 양극화되어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대기업에 입사하는 것과 중소기업에 입사하는 것이 큰 차이가 있기에, 정규직으로 입사하는 것과 비정규직으로 입사하는 것이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시험에 대한 부담감은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죠.



출처 : 문화일보(https://www.mhn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35083)



<마무리 하며>


양극화된 사회적 가치, 그리고 이를 공정하게 배분하기 위해 합의된 '시험' 제도로 인해 남들보다 좋은 성적을 받고자 수많은 제품과 서비스가 등장하였습니다. 지금은 이 시장 자체가 급격히 쇠락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알고 있는 '저출생'으로 말이죠. 시험을 가장 많이 보는 나이대는 사회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30살 이전의 연령층인데, 새롭게 세상에 태어나는 출생아 수는 매년 줄고 있습니다.


그러면 앞으로 어떤 세상이 펼쳐질까요?  지금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앞으로의 변화에 대한 자유로운 상상일 것입니다. 확실한 것은 하나입니다. 그동안 우리나라 사회가 경험하지 못했던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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