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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부엉이 J Jun 08. 2023

고령화 사회에 등장할 트렌드 3가지(3) 커뮤니티


2022년 대한민국 출생률은 이제 거의 모두가 알다시피, 0.78명입니다. OECD 회원국 중 꼴찌를 자랑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아직 모르시는 분이 있을 것입니다. 0.78명은 우리나라의 평균값입니다. 그러면 서울의 출생률은 몇이나 될까요?


바로, 0.59명입니다. 아주 단순히 묘사하면, 부부 2쌍 중 1쌍은 아이가 없는 것이죠. 4명이 모여서, 1명을 낳는 시대입니다. 결국, 기존의 부부와 자식 2명으로 묘사된 '정상 가족'의 시대는 완전히 끝이 난 것이죠.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기준 1인 가구는 33.4%, 2인 가구는 28.3%, 3인 가구 19.4%, 4인 가구 18.8%입니다. 1·2·3인 가구가 80%를 넘습니다. 



출처 : 통계청 보도자료



아직 1·2·3인 가구는 젊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30, 40년이 지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1인 가구는 당연히 독거노인이 됩니다. 부부 2인 가구는 도중에 이혼하거나, 1명이 먼저 세상을 떠나면 바로 혼자 살아가야 합니다. 부부와 자식 1명으로 구성된 3인 가구도 그다지 상황은 좋지 않습니다.


3인 가구의 자식은 조부모님 4명, 부모님 2명 총 6명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성장합니다. 하지만 4-2-1의 구조는 시간이 지나면 1-2-4의 구조로 돌아옵니다. 1명이 6명을 돌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고령화라는 폭풍 속에서 혼자서 나이 든 부모와 더 나이 든 조부모를 부양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부모도 자식이 고생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2020년 노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자녀와 함께 살고 싶어 하는 노인은 10명 중 1명에 불과합니다.



아시아 경제



결국 4인 가구의 붕괴 및 고령화라는 인구구조 변화 속에서 앞으로 닥칠 확정된 미래는 '고령인구의 고립'입니다. 


지금도 1인 가구가 많으나 젊었을 때는 상대적으로 건강하고, 직장 생활에서 사람을 만나기 때문에 그나마 괜찮습니다. 하지만 나이를 먹어 퇴직을 하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퇴직을 할 시기의 50~60대 남성 중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로 치료받은 사람은 2021년 약 19만 명입니다. 진료를 받은 사람의 숫자이니 실제로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를 겪는 사람은 훨씬 더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심지어 여기에 더해, 사별·이혼 등으로 홀로 사는 중·장년 남성도 2021년 기준 약 116만 명이라고 합니다. 삼성서울병원, 경희대병원 공동 연구팀이 2,000명이 넘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혼밥’을 하게 된 노인일수록 더 빠르게 늙고 쇠약해진다고 하죠. 이를 반영한 듯,  2021년에 기준 무연고 사망자의 80%가 배우자가 없는 1인 가구입니다



한겨례



결국 '고령인구의 고립'은 청년인구의 고립과는 달리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가 됩니다. 고령인구는 결국 현실적인 이유로 '커뮤니티'를 형성하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게 앞으로 커뮤니티 산업이 확산되며, 관련 트렌드가 등장할 것으로 예측되는 이유입니다. 


사실 아직 노인인구가 20%가 넘는 초고령사회가 아닐 뿐이지, 이미 14% 이상인 고령사회이기 때문에 지금도 다양한 커뮤니티들이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치, 종교 모임이 대표적입니다. 동일한 생각을 가지고, 공동의 목표로 함께 움직이며 끈끈한 관계를 맺게 됩니다. 또한 50~60대 들어 동창회가 열리는 까닭도 학연, 지연, 혈연 등 전통적인 관계를 기반으로 새롭게 커뮤니티를 형성하기 위함이죠. 


여기에 더해 미래의 고령인구 커뮤니티는 '취향'을 중심으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개인주의 가치관이 뚜렷한 MZ세대에게 학연, 지연, 혈연의 가치가 낮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MZ세대의 커뮤니티 형성을 보면 미래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앱이 관심사 기반 커뮤니티 '문토'입니다. 자신의 취향을 기반으로 다른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플랫폼이죠. 또는 아예 타깃을 세분화하는 커뮤니티도 등장했습니다. 대표적으로 'Femily' 는 비혼 여성을 타깃으로 한 어플이죠. 


'문토'나 'Femily'나 모두 젊은 MZ세대를 타깃으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MZ세대도 나이가 들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MZ세대를 대체할 신세대의 숫자는 적습니다. 결국 위에 있는 문토 홈페이지에 있는 젊은 모델들의 이미지가 나중에는 그대로 고령 모델의 이미지로 변한다는 뜻입니다. 



<마무리하며> 


물론 '고령인구의 고립 현상'이 꼭 커뮤니티로 해결할 이유는 없습니다. 반려동물, 반려로봇을 통해서 새로운 관계를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온라인 세상에 익숙한 MZ세대는 게임과 인터넷 친구를 통해 외로움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고요. 누군가는 황혼 결혼을 통해 새로운 삶을 시작할 것입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쓸쓸하게 죽어갈 것입니다. 서울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외출 없이 고립, 은둔한 청년이 서울시에만 13만 명입니다. 인터넷에 익숙한 MZ세대도 한창 젊을 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고립이 됩니다. 그러면 나중에 나이가 들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럴까요?





부모님이 있으면, 어떻게든 자식을 돌보려고 할 것입니다. 하지만 부모님은 결국 돌아가실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소외된 1인 가구는 완전히 고립되는 것이죠. 


실제로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고독사가 고령의 독거노인이 아니라 50~60대 남성에서 주로 일어난다고 합니다. 즉, 아무리 기술이 발전한다고 해도 내 눈앞에서 만나는 사람이 아니면 해결될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가 중요한 것이죠. 커뮤니티 산업의 발전은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사람들이 만들어 나갑니다. 그렇다면 소극적인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이 문제를 우리나라는 지금부터 주목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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