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쓰는 부엉이 J Jun 21. 2023

모두가 취향을 추구하는 사회가 올 수 있었던 이유


제품과 서비스를 구입할 때 '취향'을 기준으로 구매하는 '취향 사회'로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게 예전과 비교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 생생하게 다가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취향에 따라 한다고? 예전에도 내가 좋아하는 것을 구매했는데?"


물론 맞습니다. 당연히 예전에도 내가 선호하는 것을 구매했죠. 하지만 '예전'과 '현재'는 비슷한 것 같아도, 생각보다 큰 차이가 있습니다.


우선 내가 원하는 것을 구매한다고 말해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니즈(Needs)'와 '원츠(Wants)'라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니즈는 1차적, 본질적인 욕구로 예를 들어 내가 목이 마를 때 물을 먹고 싶은 마음을 뜻합니다.


반면 원츠는 2차적, 관념적인 욕구로 목이 마르지만 이왕이면 몸에 좋은 물이나, 특정 브랜드의 물을 먹고 싶은 마음을 뜻합니다. 


이러한 '니즈'와 '원츠'가 나타나는 모습은 시대에 따라 차이가 있었습니다.



1. 수요>공급, 니즈 > 원츠




1990년대 이전, 우리나라가 한창 경제발전에 몰두할 때는 모든 것이 부족했습니다. 한마디로 물건이 부족해서, 배고팠던 시절이었습니다. 내 취향에 맞춰 물건을 산다기 보다는(Wants = 원츠), 일단 물건이 보이면 사야(니즈=Needs)했습니다.


그래서 일단 만들기만 하면 다 팔렸기에, 소비자보다는 공급자가 우위에 있는 시절이었습니다. 당연히 불량식품도 많았기에, 정직하게 물건을 만드는 기업들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기업 등 공급자의 입장에서 중요한 과제는,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것보다 하나의 제품을 모든 사람이 살 수 있게 대량생산하는 역량을 가지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2. 수요<공급, 니즈 = 원츠


1990년대 이후부터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한마디로 '물건'이 풍족해졌습니다. 그러니 일단 물건이 있다고 사는 것이 아니라, 차분히 내가 좋아하는 것을 고르게 된 것이죠.


하지만 그때의 '취향'은 지금과는 모습이 달랐습니다. 당시에는 방송, 신문 등 언론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각 가정의 집에 아침마다 신문이 배달되었고, 온 가족이 거실에 옹기종기 모여서 '국민드라마'를 보았습니다.


그래서 언론에 광고를 할 수 있었던 유명 브랜드들이 소비자의 선택을 많이 받았습니다. 취향대로 선택한 것은 맞으나, 온전히 소비자가 주도권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기는 애매하던 시절이었습니다.



3. 수요<공급, 니즈 < 원츠


2010년 이후 또 하나의 분기점이 등장합니다. 인터넷의 대중화와 더불어, 개인화된 미디어 기기 '스마트폰'의 등장입니다.


언제나, 어디서나 내가 재밌어하는 것을 보는 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스마트폰을 통해 수많은 SNS, 커뮤니티들이 생겨났습니다. 과거에는 신문과 방송만 보았다면 이제는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얼룩소, 브런치, 네이버 블로그 등등 수많은 채널이 생겨났습니다.


이를 통해 지식과 정보의 급속한 확산 및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극도로 고도화되며 단순히 브랜드 이름값으로 선택을 받기 힘들어졌습니다. 게다가 플랫폼 기업들은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해, 데이터 분석을 통해 취향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그동안 소비자의 '원츠' 즉 취향은 현실적인 이유로 충족되기 힘들었습니다. 애당초 '원츠'가 나타나기 힘든 시절이거나, 나타나도 구체적으로 표현되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이제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소비자의 취향을 저격하기 위해 노력할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소비자의 원츠를 충족해야만 하는 것이죠. 이것이 '취향 사회'의 등장이 오게 된 배경입니다.



4. 앞으로의 미래


그러면 '취향사회'에서 앞으로는 어떤 미래가 나타날 것일까요?


그동안 제품과 서비스가 출시되면 보통 '소비자 수용 곡선'에 따라 움직였습니다. 처음에 '혁신 소비자'들이 새로운 것들을 소비하고, 이들의 영향을 받아 '조기 수용자'들이 구매를 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16% 정도 밖에 안되기에, 많은 매출을 올리려면 '주류시장'에 진입해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기업들은 어떻게든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주류시장을 잡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소비자수용곡선(자체제작)


그런데 소비자의 취향이 극도로 세분화된다면 '주류시장'이라는 개념 자체가 점차, 희미해질 수 있습니다. 극도로 개인화된 다수의 작은 시장으로 쪼개질 수 있는 것이죠.


극단적으로 말하면 매출의 90%은 취향 소비자에서 나오고, 나머지 10%는 그 취향 소비자의 영향을 받은 개방적인 조기 수용자 계층에서 나올 수 있습니다. 


당연히 마케팅의 패러다임이 변할 수밖에 없습니다. '주류 시장'으로의 진입 가능성을 생각하는 것과, 아예 생각하지 않고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것은 방향성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미래의 소비자곡선(자체제작)



<마무리 하며>


지금까지 취향 사회의 도래 배경 및 향후 미래에 대해서 간단하게 살펴보았습니다. 하지만 그 영향은 제품과 서비스를 넘어 정치, 사회문화 등 사회 전반적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다음에는 다른 측면에서 취향 사회, 즉 극도로 개별화되고 있는 소비 행태가 어떤 모습을 보이고 있는지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더 좋은 인사이트가 담긴 글로 찾아오도록 해보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고령화 사회에 등장할 트렌드 3가지(3) 커뮤니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