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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부엉이 J Jul 08. 2023

콘텐츠 과잉 속 지식 콘텐츠가 살아남는 방법


들어가기에 앞서 지식 콘텐츠를 다루어 오며 느낀 개인적인 생각이 많이 담겨있다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그리고 논지 전개를 위해 일정 부분 일반화하여 서술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모든 사람이 하나하나의 미디어가 되며, 하루에도 엄청난 숫자의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모두 자신의 콘텐츠가 선택받기를 원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특히 그중에서도 다른 콘텐츠에 비해 에너지를 써야 하는 지식 콘텐츠는 더욱 그렇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경쟁도 치열한데, 콘텐츠 제작의 난이도를 급격히 낮추는 생성 AI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식 콘텐츠가 독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를 알기 위해서는 지식 콘텐츠의 큰 패러다임을 살펴봐야 합니다. 


지식 콘텐츠는 크게 'What', 'Why', 'How' 총 3가지로 구분됩니다.




WHAT



첫번째. 'What'은 '무엇'에 대해서 쓰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명왕성'이 무엇인지, '만유인력의 법칙'은 뭔지에 대해 쓰는 것이죠. 지금은 조금만 검색해도 알 수 있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인류가 가진 지식이 충분하지 않았던 시절에는 What에 대해 말하는 것도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모르는 것 투성이었기에 '혈액형이 크게 4가지로 구분된다는 사실', '감기는 세균을 통해 걸린다는 사실'을 발견하여 알리는 것도 엄청나게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이제 사람들은 '국민교육'으로 기본적인 교양을 쌓고, '인터넷'으로 인해 수많은 정보들을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what 콘텐츠'의 가치는 갈수록 하락했습니다. 이미 너무 많고, 만들기도 T상대적으로 쉬웠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쳇GPT의 등장은 근근이 명백을 이어가던 'What 콘텐츠'에게 사실상 사형선고를 했습니다. 더 이상 누군가 알려줄 필요가 없게 된 것입니다. 결국 'What 콘텐츠'를 말하고 싶으면, 내용적으로 차별화할 수 없기에, 남은 것은 내용을 말하는 '형식'을 바꾸는 것이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화성'에 대해서 말하더라도 단순히 백과사전처럼 설명하는 것과 감탄사가 나오는 이미지와 눈을 뗼 수 없는 스토리로 전달하는 것은 다릅니다. 뻔한 이야기도 뻔하지 않게 전개하는 능력이 중요해진 것이죠. 스토리텔링 즉, 이야기꾼의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WHY



그러면 두번째 패러다임인 'Why 콘텐츠'는 어떨까요? 'What 콘텐츠'에 비해 많은 사람들이 선택할까요?


'Why'는 단어 뜻 그대로 이유에 대해서 쓰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헬시 플레저' 트렌드가 무엇인지 말하는 것을 넘어, 왜 등장하게 되었는지 알려주는 것이죠. 


What을 말하는 것보다 Why를 말하는 것이 더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므로 보다 전문성과 노력이 필요하기에, Why 콘텐츠가 더 많은 주목을 받습니다. 


문제는 What 콘텐츠보다는 적지만, Why 콘텐츠도 독자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많다는 것입니다. What에 대해 쓰면 보통 Why까지 자동적으로 언급됩니다. 그리고 쳇GPT에게 물어봐도 Why에 대해서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Why 콘텐츠'가 가치 있으려면, 누구나 말할 수 있는 이유가 아니라 자신만의 정말 유니크한 통찰이 담겨야 합니다. 그래야 독자에게 선택되는 것이죠. 문제는 그렇다고 많은 수익을 얻기는 힘들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통찰력이 담긴 WHY 콘텐츠는 사람들에게 '지적 만족감'을 줍니다. 지적 만족감은 곧 쾌락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우리 주위에는 웹툰, 웹소설 등 그보다 쉽게 쾌락을 주는 콘텐츠들이 너무 많습니다. 


지식 콘텐츠는 만족감을 느끼려면 '생각'이라는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하지만 유희 콘텐츠는 즉각적으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웹툰, 웹소설, 영화에 돈을 지불합니다. 돈은 한정되어 있기에 당연히 지식 콘텐츠는 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됩니다.





물론 어떤 독자들은 돈을 지불할 의사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지식 콘텐츠들이 하나의 플랫폼에 통일되지 않고 제각각 흩어져 있다는 점입니다. 이에 소비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를 맞춤형으로 찾기 어려우니 구매할 니즈가 떨어지고, 플랫폼끼리의 경쟁으로 무료 콘텐츠가 많으니 돈을 지불할 의사가 더욱더 없어졌습니다. 


웹툰, 웹소설, 영화의 경우 수요자가 많아서 시장이 크니 플랫폼이 여러 개 있어도 사람들이 콘텐츠를 구매하는데 무리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식 콘텐츠 구매 시장의 경우 수요자가 적으니 뭉치는 것이 필수인데, 현실적인 이유로 불가능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Why 콘텐츠 시장은 '독자'보다는 플랫폼 또는 기업 즉 '생산자'들로부터 수익이 발생하게 됩니다. 소비자들을 플랫폼에 모으기 위해 창작자들에게 수익을 지불하거나, 기업이 소정의 원고료를 주면서 의뢰를 하는 것이죠. 당연히 극소수를 제외하고 생계를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한 구조입니다. 


누구나 만들 수 있고 쳇GPT의 등장으로 물어만 봐도 알 수 있는 'What 콘텐츠', 마찬가지로 검색과 쳇GPT로 일부 해결되며, 지적 만족감을 주지만 유희 콘텐츠에 밀리는 'Why 콘텐츠', 이런 현실 속에서 지식 콘텐츠가 살아남으려면 어떡해야 할까요? 



HOW



세번째 'How 콘텐츠'로 나아가는 것이 답일 것입니다. 


'How 콘텐츠'는 What과 Why를 바탕으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부동산 청약에 관심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분은 청약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왜 중요한지 설명해주는 콘텐츠를 주의 깊게 볼 것입니다.


그런데 궁극적으로 이 사람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뭘까요? 자신이 어느 단지에 어떻게 청약해야 하는지 '해결책'을 제시해 주는 것입니다. 가지고 있던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죠.  


지적 즐거움은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됩니다. 게다가 즐거움을 주는 다른 콘텐츠로 충분히 대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겪는 어려움은 지금 당장 반드시 해결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나중으로 미루거나, 대체할 수 없는 문제죠. 


그래서 사람들이 진정으로 많이 찾는 지적 콘텐츠는 모르는 것을 알려주거나, 내가 몰랐던 인사이트를 주는 것이 아닙니다. '몸이 아픈데, 어떤 약을 먹어야 하는지', '어떻게 공부해야 성적이 오르는지' 등 현재 '나 자신'이 가진 니즈를 해결해 주는 콘텐츠를 찾는 것이죠. 


예를 들어, 저는 SNS에서 주로 트렌드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다루는 콘텐츠 중 사람들에게 진짜 인기 있는 주제는 트렌드가 아니라 '마케팅'입니다. 트렌드는 알면 좋고 몰라도 큰 상관은 없지만, 기업 실무자 입장에서는 어떻게 마케팅해야 하는지는 현실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즉 제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받고 살아남으려면 어떤 콘텐츠가 앞으로 등장할 것이며, 그 이유가 무엇인지 설명하는 것으로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개인의 니즈에 맞게 해결책을 제공해줘야 한다는 것이죠. 


사실 엄청 어려운 영역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경제가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는 많은 사람들이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이유를 설명할 사람은 그보다 훨씬 적을 것입니다. 나아가 해결책을 제시하는 사람은 극소수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러니까 그 전문가는 수많은 사람을 대신하여 선택받을 것입니다.



<마무리하며>



꾸준히 트렌드에 대한 글을 쓰며 고민이 들었습니다. '콘텐츠 공급 과잉의 시대에 생존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트렌드 주제만 보아도 좋은 글을 쓰는 작가분들도 많고, 전문 연구기관도 많습니다. 


그러면 일반 독자분들이 어떤 글을 우선시할까를 생각하면, 당연히 연구기관의 자료를 선택합니다. 저 같아도 그렇게 행동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현실이 그렇다고 해도, 고령화 시대 속 인생의 장기 플랜을 생각해야 하는 상황에서 포기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나만의 영역'이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러기 위해선 결국 'How 콘텐츠' 즉 솔루션을 제공하는 영역으로 나아가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위 글은 이런 결론이 나온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직은 부족할지라도, What과 Why를 넘어 여러분들에게 How를 제공할 수 있는 사람으로 나아가보고자 합니다. 어려운 길이지만, 쉽게 이루기 어렵기에 역설적으로 대체되기 어려운 것이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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