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에서 흥미로운 콘텐츠를 보았습니다.
"연도별 유행했던 유행음식총정리"라는 글인데요. 링크는 걸어 두었습니다. 간단히 말씀드리면 아래와 같습니다.
2015년 쥬씨 딸바, 2016년 대만대왕 카스테라, 2017년 명량핫도그, 2018년 소떡소떡, 2019년 마라탕과 흑당버블티, 2020년 달고나커피와 크로플, 2021년 로제소스와 민트초코, 2022년 포켓몬빵과 약과, 2023년 탕후루와 소금빵
이 정보를 보니 해당 음식들을 '빅데이터'로 살펴보면 어떨지 궁금해졌습니다. 각각의 음식들은 과연 어떻게 다른 데이터를 보이고 있을까요? 특별히 인사이트는 내지 않고, 간단히 조사를 해보았습니다.
검색 데이터를 알 수 있는 네이버 데이터랩과 소셜 데이터를 알 수 있는 썸트렌드를 활용하여 살펴보았습니다. 썸트렌드의 경우 '인스타그램'으로 한정하여 데이터를 보았습니다.(단순 언급량이 아닌 10만 건당 문서 수 활용) 로제소스는 데이터를 보기 애매한 키워드여서 제외했습니다.
데이터를 살펴보니 음식마다 제각각 흐름이 달랐습니다. 그중에서 비슷한 패턴을 보이는 것이 있어서 유형화해 보았는데요. 첫번째 유형은 순간적으로 반짝 뜨고, 사라져 버린 음식들입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바로 2016년 대만카스테라, 2020년 달고나 커피, 2022년 포켓몬빵이죠.
소셜 데이터로 보든, 검색 데이터로 보든 유행 때만 반짝 관심을 받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포켓몬빵은 원래 이슈성 음식이니 이해할 수 있습니다만, 나머지 두 제품은 결국 음식 자체가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죠.
이 세가지 음식에 더해, 그래프가 약간 다르지만 결과적으로 동일한 음식이 있습니다. 바로 2021년 유행한 민트초코입니다.
유행 때 반짝 올라갔지만, 결국 유행 이후와 이전을 비교하면 동일한 위치에 있습니다. 즉 민트초코에 원래 관심 있는 사람들은 지금도 계속 관심을 가지고 있고, 관심 없는 사람은 유행 이후에도 민트초코를 즐기지 않았다는 것이죠.
다음은 유행 이후 훅 간 것이 아니라, 일정 이상의 검색량과 언급량을 유지하면서 일상에 녹아든 유형입니다. 유행을 통해 사람들이 해당 음식을 접했는데, 유행이 끝난 이후에도 계속 즐기고 있는 것이죠.
2015년 쥬씨, 2017년 명량핫도그, 2018년 소떡소떡, 2019년 흑당버블티와 마라탕이 그 주인공입니다.
다들 유행 이후에도 일정한 수요를 유지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른 점들이 분명하게 보입니다. 일단 흑당버블티는 2023년 이후 거의 소멸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그리고 소떡소떡의 굉장히 일관적인 인스타그램 언급량을 가지고 있고요.
마라탕은 일상에 스며든 것을 넘어, 지배하고 있습니다. 꺾인 그래프가 다시 올라가는 것이 쉽지 않은데, 인스타그램에서 2021년부터 우상향 그래프를 보이고 있는 것이죠.
유행으로 끝날지, 아니면 일상으로 녹아들지 아직 판단이 애매한 음식들이 있습니다. 2020년 크로플, 2022년 약과, 2023년 탕후루인데요.
세 가지 음식의 공통점은 비교적 최근에 유행해서 그래프가 그대로 바닥에 잠길지, 아니면 꾸준히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며 일정 검색량, 언급량을 유지할지 지켜보아야 한다는 건데요.
일단 크로플은 그래프가 선명하게 우하항하고 있어서 이 유형에 넣긴 했는데, 그래도 유행 이전보다는 높은 수치에서 끝나지 않을까 추측해 봅니다. 그렇다면 '뜨고 일상에 녹아든 유형'에 속하겠네요.
모든 유행 음식 중 가장 인상적인 그래프를 보인 음식은 '소금빵'입니다. 범접할 수 없는, 모든 음식들의 꿈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인스타그램 언급량은 고점을 찍고도 꺾일 기색은 보이지 않고, 네이버 검색량도 고점 대비 절반 정도의 수치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소금빵을 사람들이 사랑하고, 계속 즐기고 있다는 것입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반짝 유행 식품보다는 소금빵 같은 음식을 만들어야, 장기적인 매출 신장을 거둘 수 있는 것이겠죠.
소금빵의 위력은 모든 인스타그램 데이터를 합산한 그래프에서도 잘 나타납니다. 2023년에 탕후루가 유행이었다고 말하지만, 크로플에 비하면 귀여운 수준입니다. 하지만 그 크로플을 넘어 현재까지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는 음식은 '소금빵'이죠.
제가 처음에 소개드린 콘텐츠에서는 요아정과 두바이초콜릿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습니다. 요아정과 두바이초콜릿에 대해서는 추가적으로 기회가 되면 말씀드리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살펴본 '유행 음식들의 흥망성쇠'를 보면 요아정과 두바이초콜릿은 '뜨고 훅 간 유형'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경쟁제품도 많을뿐더러, 무엇보다 '단맛'이 핵심 정체성인 음식들은 기존의 시그니처 제품들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새롭게 자리를 차지하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