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으로 세상읽기 2020년 26주

정규직화는 약한 정치학이다

by 지렁이

1. 기사 링크



2. 핵심 대목


"법적 용어도 아니기는 하지만, 사전적으로만 보면 고용 기간이 정해져 있는 노동자가 정규직, 그렇지 않은 경우가 비정규직일 따름이고, 즉 정규직은 고용안정성의 다른 이름 그 이상이 아니어야 한다. 그런데도 대중들은 물론 정부 관료의 인식 속에서, 정규직은 고용안정성뿐만 아니라 임금 수준이나 복지 혜택, 노동권의 보장, 사회적 위신에 이르기까지 다차원에 걸쳐 비정규직과 비교해 높은 위계에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3. Review


노동시장을 나눠보면 고용과 해고가 자유로운 미국식 노동시장과 그렇지 못한 유럽식 노동시장으로 분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업 경쟁력 차원에서 분명 미국식 노동시장은 장점은 있지만, 저는 유럽식 노동시장을 지지하는 편입니다. 아무리 사회안전망이 확보되어 있다고 해도 말이죠.


자유로운 해고와 고용. 사람을 인적자원으로 보는 시각입니다. 하지만 사람은 자원이 아닙니다. 나이가 들수록 인적자원으로서의 가치는 떨어져 갑니다. 젊을 때는 젊으니까 괜찮다고 위안해도, 나이가 어느 정도 들었으면 마음처럼 자유롭게 이직하기가 힘들어 질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과거와 달리 사회변화가 극심합니다. 지금 직장인들에게 코딩 공부를 시키면 과연 몇 명이나 전문가가 될 거 같나요? 아무리 소프트웨어 기술자가 미래의 유망한 직업이라고 해도, 지나치게 배움의 난이도가 높습니다. 사람은 로봇처럼 재교육이 쉬운 존재가 아닙니다. 제가 사회안전망이 확보되어도, 미국식 노동시장에 부정적인 이유입니다.


기업이 원하는 최고의 인재는 당연히 소수일 수밖에 없습니다. 대부분 노동자는 언제나 대체 가능한 세포와 같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자신의 기업문화와 업무 프로세스에 익숙한 근로자가 당연히 좋겠지만, 그렇다고 대체 불가능한 존재는 아닙니다. 기업은 적당한 시점에서 더 저렴한 비용으로 새로운 노동자를 고용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규직은 강력한 사회 안전망 중 하나입니다. 그러므로 기업이 마음대로 해고할 수 없게 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비정규직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사람들 중에는 특정 기간만 일하고 싶은 사람도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마치 상하 관계로 인식한다는 점입니다.


이는 고용안정성을 제외하고, 다른 측면에서 정규직에 대한 혜택이 크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 혜택을 철폐하고 모두가 같이 누려야 한다고 봅니다. 동일한 노동을 하고 있으면 동일한 임금을 줘야 하며, 생산성과 관련 없이 근속연수에 따라 올라가는 호봉제를 폐지하며, 동일한 복지를 주는 회사로 말이죠.




4. 기타 좋은 글 소개


"50~60대 시니어들이 젊은 시절엔 모두가 가난했지만, 그랬기에 상대 비교에서 오는 고통은 크지 않았습니다.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일하면 내 삶이 나아질 거라는 희망도 있었습니다. 그 시절에도 경쟁이 있었지만 고통스럽지 않았던 이유입니다. 노력해도 희망의 한계가 더욱 뚜렷해진 상황을 이해하면서도, ‘월급 받은 만큼만 일한다, 시키는 일만 한다’고 선언하는 것은 손해 보지 않겠다는 자기방어의 표현으로 느껴집니다. 취학 전부터 엄청난 사교육과 잔인하리만큼 심한 성적 경쟁에 노출돼 왔고, 취업 전쟁에서 살아남아야 했을 테니까요. 그렇게 박탈감과 좌절감을 겪으면서 자기 보호 본능은 극대화되고, 내일을 기약할 수 없으니 결코 오늘 손해 보지 않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다진 듯합니다."




"대졸자의 절반이 자기 전공을 살리지 못한다는 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 대학교육은 사회적 요구와 심각하게 괴리되어 있고, 일류대를 향한 과도한 경쟁은 온 국민에게 고통을 준다. 모든 대학이 교육부나 언론기관의 대학평가에 목을 매달고 있지만, 그 평가는 10등이 9등 되는 정도의 변화밖에 없고, 입학 성적이 아니라 교육 투자에 의해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대학이나 학생이 나왔다는 증거는 없다."



"지금은 심하게 어긋나 있다. 아무리 빨라도 저녁 6시에 퇴근하는 부모가 대다수인데 1시에 아동을 교문 바깥으로 내보내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현재 우리 사회 변화의 모든 추이는 앞으로 남녀 모두 직업을 갖고 일하며 자녀 양육에 구분 없이 참여하게 될 것을 가리키고 있다. 이 변화에 부응하기 위해서 현재의 사회 제도는 부모의 노동시간을 더 줄이고, 아동에 대한 공적 보호의 시간은 더 늘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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