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새로운 국가의 탄생과 그 양상

by 심바빠

아마도 하나의 국가가 새로 태어나는 것은 세계사에서 가장 위대하고 찬란한 순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최소 수만에서 최대 수십억에 이르는 사람들을 대표하며, 보호하고, 책임지는 현재까지 인류가 창조한 것 중에 가장 강력한 조직이자 제도. 문명 사 최초의 국가들이라고 불리는 이집트, 수메리아, 중국의 왕조들로부터 시작하여 (사실은 그 이전의 '부족'국가를 포함한다면 훨씬 더 거슬러 올라가겠지만), 가장 최근에 분리독립한 동티모르와 남수단까지 그 역사는 과거부터 현재를 아우른다. 태어난 국가의 형태와 실질에 따라 개개인의 삶은 결정적인 영향을 받고, 또 그 국가들이 역사의 주체가 되어왔다.


국가 탄생의 양상은 다양하지만, 크게 두 종류로 구분해볼 수 있다. 첫째는 자강(自强)의 형태. 어떤 집단이나 세력이 그 힘을 강화해가며 국가조직을 건설해가는 것을 말한다. 이 형태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강압(coercion) 능력의 확보이다. 국가는 자신이 지배하는 영토와 사람들에게서 국가를 운영하고 보호할 자원을 수취한다. 때로는 힘으로, 때로는 정당성에 호소하여, 한 지역의 영토와 국민들을 통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 나가는 것이다. 제국주의 이전 시기의 국가의 탄생은 대부분 이 형태를 취하지만, 정치학계에서 주로 공부된 자강의 형태는 주로 중세, 근대 유럽 국가들의 것이다.


둘째는 독립(獨立)의 형태다. 이는 이미 존재하는 국가의 통치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국가를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자강의 형태에서처럼 통치 능력을 증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형태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주권(sovereignty)의 확보이다. 주권은 일정 영토와 해당 국민의 통치에 대한 대내외적 인정이다. 자강의 경우, 주권은 강압력의 확보와 더불어 자연스럽게 형성되며, 그 소멸과 함께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해당 영토와 국민에 대한 통치가 오직 하나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독립의 경우, 이미 존재하는 국가의 통치 관할에서 분리되어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해당 영토와 국민에 대한 통치세력이 두 개 이상이 된다. 따라서 새로운 국가가 나타나려면, 해당 영토와 국민에 대한 통치에 대한 권리를 기존 국가로부터 건네받고, 이를 대내외적으로 인정받는 것이 필요해진다. 강압력의 확보가 자연스레 국가의 탄생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 이것이 독립에 의한 국가건설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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