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카북스야, 1주년 축하해
주황색 차양막아래 쿼카그림의 간판이 보인다.
밝지도 연하지도 않은 적당한 나무문을 열고 들어간다.
잔잔한 경음악이 흐르고 있다.
조명등 여러 개가 행성처럼 떠있다.
아무도 없다.
이제 나를 믿어주는 세계로 들어왔다.
아기자기하다,
어디서 이렇게 예쁜 소품들을 데려왔는지.
쿼카스럽게 꾸며져 있다.
선별된 책이 소품들과 어우러져 있다.
쿼카북스가 오랫동안 유지하기 위해
마음껏 원하는 만큼 책을 진열하기보다 소품에 공들인 마음이 보인다.
소품이나 책을 사려면 카드단말기에 손수 결제해야 한다. 카드단말기 옆에는 친절하게 계산기가 놓여 있다.
(여러 개를 구매하려면, 손님이 알아서 합산해야 한다.)
이렇게 나를 믿는다고. 요즘 세상에.
나의 여러 각의 모습 중 선하고 착한 모습을 끌어내게 된다. 대부분 그럴 거다. 나를 믿어 주는 마음에 삐뚤어지긴 쉽지 않다.
당신은 그럴 사람이 아니지 않냐고.
공간은 나를 믿는다고 말한다.
따스한 공간에서 마음껏 쉬었다, 즐기다 가라고 말한다.
나를 위해 이렇게 예쁘게 꾸며놓고 기다리고 있었다는 건 넘치는 생각일까?
아무도 없는 공간, 나와 전혀 얽히고설키지 않았지만,
나를 믿음으로 감싸는 힘이 있었다.
여기저기 상처받고, 잘 알고 있는 곳에서 주는, 가깝다고 주는 상처는 더 깊으니.
모르는 곳에서 뜻하지 않은 믿음이 더 고맙고 반가운 거다.
방명록에 감사하다는 글과 서점운영이 잘 되길 바란다는 선의가 고스란히 남겨져 있다.
거기에 단 댓글들도 귀엽다.
그런데 쿼카북사장님(이하 쿼카님)은 위로받고 고맙다는 말에 더 힘이 난다고 했다.
신기한 선한 영향력의 선순환.
나는 가끔 쿼카북스에 들러 선반, 테이블을 닦아주고 간다.
닦아주고 나면 내가 좋은 사람이 된 듯해서 기분 좋다.
요즘에 알게 된 사실인데 나 말고도 쿼카북스를 닦고 쓸고 하시는 숨은 선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니 쿼카님도 감동받는 거다.
쿼카북스를 알고 난 뒤 내 일상은 좋은 방향으로 돌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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