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저는 나뭇가지가 길게 팔을 뻗어
또 다른 나무에 닿거나,
혹은 벽에 닿는 장면을 보면
괜스레 가슴이 뭉클해져요.
왜 이렇게 따뜻해질까,
한참을 생각했어요.
깊게 뿌리를 내린 단단한 나무가
또 다른 뿌리 깊은 나무와 닿아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애잔하면서도 웅장한 감정이 밀려옵니다.
아마도 저는,
아직 어디에도 깊게 뿌리를 내리지 못했기에
그런 장면 앞에서 경외심을 느끼는 걸지도 몰라요.
어쩌면,
시간이 흘러 조금 더 단단해진 내가 된다면,
어딘가에 있을 너와
자연스레 이어질 수 있으리라는,
조용한 믿음 때문일지도요.
어쨌든,
이유야 어떻든,
언젠가,
나도 모르게 너에게 닿게 된다면,
그건 참 아름다운 일이겠지요.
만남을 기다리며, 엘리의 정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