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의 꽃이 피었습니다.

홍콩야자 꽃을 피우다.

by 엘리

처음엔 몰랐어요.

잎 사이에 몽글몽글한 무언가가 생겨나길래

'아 잎이 새로 나려나?' 했죠.

하지만 아니었어요.

벌써 3년째 키우는 아이인데,

이런 일은 처음이었거든요.


저는 식물들의 감정을

조금은 읽을 수 있어요.

이 야자나무는,

밖에 있는 걸 유독 좋아했어요.

비가 오면 비를 맞히고,

바람이 불면 바람을 맞게 했죠.

보통은 실내 식물이라는데…

얘는 밖에 두는 게 맞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고맙게도,

꽃을 피워 주었어요.


세상에.

이 나무에서, 그것도 현관 계단 한켠,

그늘지고 바람 많은 곳에서

꽃이 피다니요.

IMG_3202 복사본.jpg 홍콩야자 꽃 피다.

홍콩야자는

꽃을 거의 피우지 않아서

그 꽃말이 ‘행운’이라고 해요.


그래서 오늘은,

이 조용한 기적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어요.


이 아이도 꽃을 피우느라

아마 힘들었을까요?




엘리의 정원에서.

계단 위, 조용히 피어난,

기적 같지만, 아주 정직한 행운을 바라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