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16일
최근 각 지역에서 박물관 교육을 열심히 하는 학예사들 이야기를 하다보니 경주의 김아림 선생이 떠오른다. 김선생은 오래 전 대학원 수업에서 처음 만났는데 당시 학생들은 낮에는 박물관에서 학예사 실습을 하고 저녁에 수업을 들었다. 학생들에게 질적 연구방법으로 과제를 내도록 했는데 포항 아니면 울산에서 수업을 들으러 왔던 김선생은 경주의 어린이박물관학교의 졸업생을 인터뷰하여 발표했다.(나는 그 때 처음으로 경주어린이박물관학교를 알게 되었다)
이후 김선생은 아트선재미술관, 경주예술의 전당에서 일을 하며 내게 미술관 소식과 자료들을 전해주었는데 직접 가보지는 못했으나 보내주는 자료만으로도 경주의 미술관 전시들과 그녀가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지를 알 수 있었다. 특히 2년 전 김아림 선생이 맡아서 기획하고 진행한 '경주예술학교'에 대한 학술세미나는 관심이 많았는데 참석하긴 어려웠고, 보내준 자료집으로 그 세미나가 얼마나 의미있는 자리였는지 짐작만 하였다.
자료집을 보면 해방 전후로 일본에서 유학한 미술가들이 북으로는 해주, 남으로는 경주에 많이 자리를 잡으면서 경주예술학교는 1946년 남한 최초의 예술전문교육기관으로 설립되었다고 한다. 서울의 대학 강사진들과 달리, 광주의 조선대학교와 더불어 자유로운 학풍을 유지하던 경주예술학교는 안동을 통해 경북미술의 뿌리가 되고, 부산으로도 확장되었다. 경주예술학교를 1954년 문을 연 어린이박물관학교, 신라문화동인회 등과 연결하여 경주라는 지역의 문화예술을 생각해 볼 수도 있겠다 싶다.(이미 그렇게 연구를 하고 있을지도!)
예술이나 교육 모두 지역의 독특한 전통과 성격을 가지는 것은 다양성이 강조되는 지금 더 중요하고,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서울에서는 할 수 없는 일이,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