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월 27일
김영민 교수의 칼럼 <추석이란 무엇인가> 이후 존재론적 질문 던지기가 유행이 되었나보다. 미술관이란 무엇인가, 관장이란 누구인가.
개인적인 의견을 조금 보탠다면 우리의 미술관들은 그간 장기적인 문화정책의 부재, 빈약한 소장품과 지리적인 입지(경치을 찾아 멀리 그리고 실적을 위해서인지 모르겠으나 크게 짓는) 때문인지 여러 이유로 '기획전시' 위주로 살아온 한계를 넘을 수 있으면 좋겠다. 현대미술전시관인지, 현대미술박물관인지 이젠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는 때가 되지 않았을까.
국립의 경우에는 국립대로, 공립은 공립대로 재정을 지원하는 곳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기업의 후원을 받으면 기업의 영향력이, 정부의 후원은 국가정책적인 영향력을 받게 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기에 너무 완벽한 자율권을 꿈꾸기보단 법인화 대신 선택한 길에 대한 책임감있는 발걸음을 기대하게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 작년에 급하게 문화예술 관련 중장기 정책보고서가 나오긴 했으나(아마도 '미술로 행복한 삶'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 우리도 1992년 미국박물관협회에서 논의하였던 <Excellence and Equity>나 1997년 영국에서 리차드 앤더슨이 총대를 매었다는 <Common wealth>와 같은 조사연구와 보고서가 나오기를 꿈꾼다. 부디 연구 용역으로 쉽게 해결하지 말고 함께 고민해야 그간 살아온 50년 세월의 체질이 바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