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X디자이너가 되고 싶은 분들에게(4)

타전공출신 UX디자이너가 되기까지

by 사치스러운글

UX 디자이너에 대해서 궁금했던 점을 지금까지 3편에 나눠서 말하고 나니 내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다. 실제로 꽤 많은 분들이 나는 어떻게 UX 디자이너가 될 수 있었는지, 어떤 스펙이 좋은지 등의 취업에 관한 질문들을 많이 하신다. 'UX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 분들에게' 마지막 글로 내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UX 디자이너가 되었는지를 말해보려고 한다.



1. 타전공자 출신 UX 디자이너


필자는 시각디자인이나 UX 디자인 관련학과를 전공한 사람이 아니다. 필자의 대학시절 전공은 의상학이었다. 의상학을 배우면서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라는 프로그램을 배웠고, 그 속에서 재미를 느낀 것이 내가 웹디자이너가 되도록 이끈 이유였다. 사실 나는 처음에 전공을 살려서 의류회사에 재직했었다. 1년 하고 몇 달의 시간을 의류 벤더 회사 R&D팀에서 일을 했고 그곳에서 의류 소재를 분류하고 트렌드를 정리하는 일을 했다. 하지만 옷을 사고 만드는 일이 재밌었던 나는 벤더 회사의 일이 그도 그럴 듯이 맞지 않았을뿐더러 디자이너의 일을 하면서 짜디짠 월급을 받을 만큼의 패션에 대한 열망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나는 하면서 항상 재미있다고 생각했었던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를 이용해서 돈을 벌 수는 없을까 생각하던 끝에 '웹디자이너'라는 직업을 생각해냈다.


내가 웹디자이너를 하기까지는 어떤 학원이나 과외 등의 교육도 받지 않았다. 대학 수업으로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를 통해서 패션 일러스트레이터를 그리거나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등의 꽤 도움이 되는 활동을 했었기 때문에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데에는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감각'이었다. 감각은 학원을 다니거나 수업을 듣는다고 해서 해결이 되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부분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핀터레스트와 노트 폴리오, 비핸스 등의 레퍼런스를 참고할 만한 곳들을 마구잡이로 찾아봤다. 눈이 익숙해지면 그만큼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만의 힘으로 만든 포트폴리오로 한 인터넷 쇼핑몰에 웹디자이너로 첫걸음을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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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웹디자이너에서 UX 디자이너로


웹디자이너로써의 첫 직장은 사실 지금도 잘 나가고 있는 꽤 큰 그룹의 인터넷 쇼핑몰이다. 지금보다 인원수가 적을 때 들어가서 많아진 후에 퇴사를 했는데 그 과정 속에서 꽤 여러 일을 경험했다고 할 수 있겠다. 상세페이지를 제작하는 일부터 시작해서 배너나 이벤트 페이지 등을 작업했다. 겸해서 모델 보정도 가끔 하곤 했다. 웹디자이너로써 할 수 있는 일들을 한 쇼핑몰 안에서 꽤 여러 가지 했는데, 내가 입사를 했을 때는 지금만큼이나 큰 회사는 아니었다는 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웹디자이너로써 일하던 첫 직장은 1년 반의 재직 후 퇴사했다. 이유는 복지 때문이었는데, 1년이 넘었고 법적인 휴일을 받았음에도 마음대로 쓸 수 없이 1년에 단 몇 개만 쓸 수 있다는 그들만의 법칙(?)과 더불어 여러 가지 말도 안 되는 규칙들 때문이었다. 나와서 나는 웹디자이너로써의 재능을 살려 약 8개월 동안 프리랜서 생활을 했다. 프리랜서로서 사진 보정 일을 하기도 하고 (손에만 익으면 수입이 꽤 짭짤하다.) sns에 올리는 광고성 배너나 홈페이지형 블로그를 디자인하기도 했다. 그때 나는 나라 지원 프로그램으로 코딩 수업을 듣고 있었다. UX 디자이너로써의 길을 찾았기 때문이다.


UX 디자이너는 웹디자이너보다 범위도 훨씬 넓을 뿐 아니라 기획적인 면도 손댈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웹디자이너로 일할 때 언제나 MD의 어중간한 이벤트성 설명에 지쳐있었기도 했다. 또한 나만의 결과물이 통째로 나올 수 있다는 것도 성취감이 높을 것 같았고, 연봉의 차이도 꽤 난다는 것이 이유였다. 더불어서, 요즘 어플이나 사이트 없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가 아닌가. UX 디자이너의 수요가 앞으로 많아질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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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UX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서


웹디자이너로 일하면서 어느 정도의 미적 감각은 그럴듯하게 갖췄지만 UX 디자이너로써의 감각은 사실 부족했다. 프리랜서 일로 꽤 바빴던 나는 학원을 '선택'해야 했는데 그것은 '포트폴리오 반'과 '코딩 반'이었다. 하지만 국가지원의 수업에서 만든 포트폴리오는 내 눈에 획일적으로만 보였다. UX 디자인이 아닌 웹디자인에 가까웠는데 그것보다 쇼핑몰과 프리랜서 일로 쌓은 실무적인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이 더 눈에 띄어 보일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코딩 수업을 들었다. UX 디자이너 또한 개발언어를 얕게는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간단한 코딩 수업을 들었다. html이나 css정도에 java를 아주 소량 배웠다. 쇼핑몰에서 간단한 수정을 할 때 html이나 css언어를 사용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아주 낯설지는 않았다. 수업을 들으면서 꾸준히 프리랜서 일을 했고 홈페이지 리뉴얼 작업을 함과 동시에 자체적으로 디자인을 한 애플리케이션이나 리뉴얼 홈페이지 등을 포트폴리오에 넣었다.


이쯤 되면 프리랜서 일을 그만해야겠다 싶을 때 맡았던 프로젝트가 사이트 리뉴얼 작업이었다. 사이트의 모든 리뉴얼을 맡지는 않았지만 중간에서 디자이너로써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사이트의 몇 파트들을 맡아 작업했다. 그러면서 실무 리뉴얼 작업의 단계를 체험했고 커뮤니케이션의 어려움 또한 충분히 겪었다. 그렇게 리뉴얼 작업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포트폴리오를 넣었다. 그리고 나는 한 에이전시에 UX 디자이너로써 취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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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UX 디자이너가 되는 방법


타전공 출신인 나에게 많이 물어보는 질문 중 하나가 시작 디자인 학과를 복 전하는 것을 추천하느냐 아니면 학원을 다니는 것이 낫냐 라는 질문이다. 답은 정말 케바케, 사바사. 아직 학생인데 UX 디자이너로 길을 확실히 정했다면 시각디자인 복수전공을 해서 나쁠 것이 전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상태라면 굳이 다시 시각 디자인학과에 들어가거나 대학원을 가는 길은 추천하지 않는다. 그런 경우에는 학원이 더 나은 선택이겠다. 그리고 필자처럼 비슷한 분야에서 UX 디자이너로 넘어가는 것에서는 학원에 돈을 쓰는 것보다 스스로 만드는 것이 나을 수 있다. 코딩은 사실 깊게 들어갈 것이 아니라면 유튜브를 통해서 혼자 공부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UX 디자이너는 경력이나 학위 등의 요소 중 어떤 것을 많이 보냐는 질문에는 둘 다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다. UX 디자이너로써 높은 위치에 오르려면 (대기업이나 큰 기업) 경력이 많아야 하는 것은 맞다. 보통의 대기업은 신입 UX 디자이너를 뽑지 않는다. 다른 에이전시나 브랜드에서 전문적으로 최소 3년의 경력은 쌓아야만 큰 기업에 이력서를 넣을 수 있는 조건을 갖춘다. 그럼 다른 곳에서는 어떤 것을 보냐고 묻는다면 망설임 없이.

학위나 영어실력, 학점이 아닌 '포트폴리오'라고 대답할 것이다. 디자이너를 뽑는 데에 있어서 말주변은 필요가 없다. 포트폴리오 하나면 그 말이 허구인지 실제인지 다 들키기 때문이다. 심지어 경력이 꽤 있는 디자이너들은 이 포트폴리오가 학원에서 공장 찍듯이 만든 것인지 본인이 창의적으로 만든 것인지 까지 구별 가능하다.

그만큼 디자이너가 되는 데에는 다른 것보다도 포트폴리오가 우선적으로 중요하다.

내 포트폴리오가 너무 획일적이지는 않는지, 누가 보기에도 꽤 그럴듯한 지, 내가 계속 봐와서 익숙하고 편리하게 보이는 것은 아닌지 연구에 연구를 하고 업데이트해야 한다. 이 과정은 실무 디자이너도 하고 있는 일이다.




지금까지 UX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들을 4개의 글에 걸쳐서 작성했다. '내가 이런 걸 말해줄 만한 사람이 아닌데'라는 생각에 쓰지 못했던 글이었는데 그런 나의 말이라도 들으면 좋을 것 같다는 독자분들의 메일이 큰 힘이 되어 글을 썼다. 사실 내 브런치는 UX 디자이너로써의 이야기만을 쓰는 곳이 아니라 다른 주제로도 글이 계속 올라올 테지만, UX 디자이너로써 일을 하면서 겪었던 일들, 깨닫게 된 일들을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하면 다른 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다.


UX 디자이너는 생각보다 접근성이 아주 좋은 직업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조금 있으면, 아니 어쩌면 지금 레드오션이 될 수도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늦기 전에 행동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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