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사와 감정의 대서사시, 라민 자와디

시네마 뮤직

by 김주영

이란계 독일인 작곡가 라민 자와디(Ramin Djawadi)의 음악을 전해드립니다.

그의 음악은 장면을 설명하는 것을 넘어 인간의 본능과 감정을 전면으로 드러냅니다. 음악 자체가 서사이며, 그 안에서 인물들은 운명처럼 움직이는 듯 합니다.
한스 짐머 밑에서 시작해 오케스트라와 전자음, 세계 각지의 민속악기를 결합한 그의 음악은 늘 '인간의 힘과 나약함'을 동시에 노래하고 있습니다.


Light of the Seven (from Game of Thrones)

피아노 한 대로 시작하는, ‘왕좌의 게임’이라는 대형 드라마 속에서 유일하게 조용한 폭풍같은 곡입니다.
피아노, 현악, 그리고 합창의 층이 하나씩 더해질 때마다 불길함은 아름다움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필연적인 숙명을 노래하는 듯 합니다.


Main Title (from Game of Thrones)

말이 필요 없는 테마.
첼로와 비올라가 만든 리프가 세계를 지배합니다.
단조롭고 반복적인 구조이지만, 그 안에는 권력의 무게와 인간의 욕망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듯 합니다.
단순함 속의 압도적인 긴장.

자와디의 진가는 바로 여기에 있어 보입니다.


Sweetwater (from Westworld)

서부시대의 따스한 기타 리프와 현대적 일렉트로닉 리듬이 섞이며 ‘현실인가, 시뮬레이션인가’라는 질문을 음악으로 던지는 듯 합니다. 자와디의 음악은 언제나 이야기 속 ‘인간’을 되묻고 있습니다.


Pacific Rim Theme (with Tom Morello)

기타리스트 톰 모렐로가 참여한 이 곡은,
라민 자와디의 가장 ‘육체적인’ 작품입니다.
기타와 타악이 맞부딪히며 도시가 진동하고,
거대한 로봇들이 전장으로 걸어 나올 때, 그 리듬은 곧 심장박동이 됩니다.


Driving with the Top Down (from Iron Man)

마블의 첫 번째 아이언맨의 주제곡으로
토니 스타크의 천재적 자만과 자유로움이 그대로 깃든 곡입니다.
헤비 기타 리프와 드럼 비트, 그리고 금속성 질감의 전자음.


Deploy (from Medal of Honor)

전쟁을 소재로 한 비디오 게임 사운드트랙 중에서도 손꼽히는 걸작입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대신 진중하고 묵직합니다.
라민 자와디는 이 곡에서 총성과 폭발음 대신 인간의 두려움과 용기를 담고 있습니다.
모래바람이 부는 전장 속, 침묵보다 더 큰 소리로 울리는 현악기.
‘영웅’이 아니라 ‘인간’을 위한 음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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